주가조작과 무자본 M&A, 사건 수사무마 등에서 두 사람이 사실상 공범관계라고 알려진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셈이다.
23일 아주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유 대표 측 영장청구서에는 박 변호사 관련된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박 변호사를 공범으로 볼 만한 부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청구한 유 대표의 영장청구서에는 박 변호사와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 대표와 박 변호사가 각각 다른 내용의 영장청구서를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2018년 3월~2019년 8월 차명법인 자금 등을 이용해 수백억 원 상당의 상상인그룹 주식을 사들여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상상인그룹의 가치를 높여 '골든브릿지증권'의 인수를 수월하게 했다는 것이다.
또, 상상인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이나 검찰의 수사를 무마하는 과정에 적극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초기인 만큼 그럴 수도 있다'는 설명과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대형로펌 소속의 한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면서 "일단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수사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검찰이 적당한 수준에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인 박모 변호사가 특수통 출신의 검사로 윤석열 검찰총장과도 연이 닿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이른바 ‘이인규 사단’으로 2003년 있었던 SK 분식회계 사건 수사 때부터 이인규 전 중수부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인규 사단에는 이원석 수원고등검찰청 차장검사(검사장)와 '스폰서' 의혹으로 검찰을 떠난 김형준 변호사 (전 부장검사), 손영배 중앙지검 부장검사 등도 포함된다.
이 가운데 김형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시절 박 변호사의 청탁을 받고 수사를 무마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 대표와 박 변호사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주요 범죄혐의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상상인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며 “관련 내용 확인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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