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 술을 마시다 치질수술을 해달라며 119에 신고를 해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도착했다.
이후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중 "진료를 거부하겠다"며 간호사를 손으로 밀치고 발길질을 했으며 동시에 욕설도 했다.
형법은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시설을 파괴하면 이보다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1심은 A씨의 행위가 응급의료 행위 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응급실에서 진료 중인 의료종사자들은 응급상황이 발생될 경우 언제든 의료행위에 투입될 것이 예정돼 있다고 봐야한다”며 “간호사를 발로차고 소란을 피운 A씨의 행위는 응급의료행위를 방해한 행위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A씨 측은 "본인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 것은 자기 결정권에 따른 것으로 방해행위가 될 수 없다”며 항소했다. 진료 거부를 '본인에 대한 응급의료 방해'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당시 응급실에 다른 환자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가 다른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도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도 “A씨의 진료 거부를 응급의료법상 응급의료 방해로 볼 수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응급의료법이 응급의료행위 방해의 주체를 '누구든지'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고성을 지르며 간호사를 밀친 A씨의 행위는 비록 자신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 것이라고 해도 의료인의 진료권을 침해한 응급의료 방해행위다”라고 판단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응급의료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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