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자본시장에서 떠도는 말이다. 헤이룽장·랴오닝·지린성, 즉 동북3성 지역 사업이나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만큼 동북3성 지역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원래도 경기가 안 좋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경제는 수렁에 빠졌다.
동북3성 소재 은행들은 부실채권 늪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의 한 매체가 “동북3성이 은행권의 ‘버뮤다 삼각지대’로 전락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 동북3성 소재 은행 부실채권 급증···국유은행도 예외 아냐
동북3성 지역의 또 다른 대형은행인 하얼빈은행의 부실채권 비율도 1.99%로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상업은행 부실채권 비율 평균 수준보다 높다.
중국 5대 국유 상업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은행의 동북3성 지역 지점 실적은 일반 중소은행과 다를 바 없다. 통계에 따르면 교통은행의 동북3성 지점 부실채권 비율은 6.5%에 달한다. 공상은행(4.5%), 중국은행(4.48%), 건설은행(2.76%), 농업은행(1.79%)도 타 지역보다 동북 지역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3성 지역 은행이 부실채권 압박에 시달리는 건 지역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1분기 동북3성 지역 경제 성장률을 보면 헤이룽장(-8.3%), 랴오닝(-7.7%), 지린(-6.6%)으로 중국 전체 성장률 평균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었다.
2분기 성장률 전망도 암담하다. 중국 내 코로나19가 잠잠해졌던 4월 이후에도 동북3성 지역엔 코로나19 확진자가 재차 급증하며 봉쇄령이 다시 내려졌던 탓이다.
지역 경제 악화 속 현지 기업들이 은행에 빚을 내고 못 갚는 사례가 늘며 부실채권이 급증하는 것이다.
최근 랴오닝성의 모 기업 사장은 장부를 조작해 안산은행, 잉커우은행, 성징은행, 지린은행 등 현지 지역 은행 여러 곳에서 24억5000만 위안 대출을 받고 갚지 않아 현재 법원에서 소송 중에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랴오닝성 안산은행은 지난해 말까지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건수만 129건으로, 관련 액수만 24억5100만 위안에 달했다.
◆ 거들떠도 안 보는 동북3성 은행株
이제 동북3성 소재 은행 주식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종잇장'이 됐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코로나19 경제 충격 속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부실채권 급증 우려도 확대돼 은행권 자산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북3성 지역 은행 주식은 더더욱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최근 중국 최대 경매사이트 타오바오몰에서 랴오닝성에 소재한 랴오양은행 주식 8000만주는 두 차례 경매 끝에 유찰로 끝났다. 원래 평가가치보다 반값 할인해 매물로 내놨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한편, 중국 심계서에 따르면 지난해 43개 지방 중소은행 부실채권 비율 평균이 2.48%였다. 이 중 16곳은 실제 부실채권 비율이 장부가의 두 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알려진 것보다 중소은행 부실채권 압박이 훨씬 심각하다는 걸 보여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주에만 중국 지역 중소은행 2곳에서 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한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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