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 수뇌부와 검찰총장 측근들을 둘러싸고 잇따른 잡음이 불거지는 것과 선을 긋고 민생침해 범죄 등 검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5일 서울중앙지검은 보도자료를 내고 '라임', '상상인', '옵티머스' 사건 등 펀드의 불법 운용을 통해 다수의 서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세력들을 '경제악'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옵티머스자산운용 본사 등 18개 장소를 압수수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 4월 상상인그룹 본사 사무실을 다시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특히 검찰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방역 및 민생 안정을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을 편취하거나 횡령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수사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정식 허가한 금융회사가 아닌 유사 투자자문업자나 일반 개인이 운영하는 이른바 '리딩방'에 대해서도 검찰은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언론의 시선을 끌수 있는 대형금융 사건 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보이더라도 민생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에도 검찰력을 투사하겠다는 것이다.
경제범죄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검경수사권 조정'에서도 검찰이 1차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다.
이같은 중앙지검의 입장은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치적 행보와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검찰수뇌부를 향해 '정치검찰' '선택적 정의' 등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점도 상당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검언유착', 한명숙 전 총리 증언 조작 사건 등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인 검찰 수뇌부가 미처 손대지 못하는 부분에서 검찰의 존재감과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도 함께 읽힌다.
앞서 법무부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민생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를 늘리는 대신 권력, 기업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 부서를 축소해왔다. 때문에 향후 인사에서도 특수부 출신 검사들의 비중은 대폭 줄어들고 '민생 사건'을 맡는 형사·공판부 중용 방침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에 단행될 검찰인사에서는 일선에서 민생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형사부나 공판부 검사들이 서울중앙지검에 대거 배치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