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남녀’, 보고 나면 뜨끔···‘야식남녀’가 차별을 대하는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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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06-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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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연출 송지원, 극본 박승혜, 제작 헬로콘텐츠, SMC, 12부작)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편견들을 꼬집어 내, 보고 나면 뜨끔하게 만들곤 한다. 억지 설정이나 과장된 표현 없이도 리얼한 현실을 반영한 팩트 폭격으로 “저런 사람들 꼭 있지”,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속이 다 후련”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 헬로콘텐츠, SMC, ‘야식남녀’ 방송 화면 캡처]

특히나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말들 속에 담긴 차별적 시선들이 얼마나 무례한 행동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프로그램 ‘야식남녀’ 정규 첫 방송의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회식자리에서 남규장(양대혁) PD는 셰프 박진성(정일우)에게 불쑥 “박 셰프는 여자는 안 사귀어 봤어요?”라고 물었다. 진성이 게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호기심과 의심으로 그의 정체성을 남들 앞에서 들춰내고 확인하려는 의도였다.

커밍아웃한 사람을 ‘신기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연애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캐묻고 가십으로 소비하려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얼굴이 잘생겨서 한 칭찬이라는 규장의 변명에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은 칭찬하는 법부터 다시 배우라는 일격으로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규장보다 한 술 더 뜨는 건 K일보 기자였다. 그리고 익명 뒤에서 감춰둔 편견과 낙인을 마음껏 드러내는 사람들까지 현실을 꼭 빼닮은 사건이 벌어졌다. ‘진성이 여자를 사귀어 봤다’는 얘기를 자극적으로 기사화해 한바탕 논란을 만들어낸 것.

실제로도 미디어에서 소수자들의 이야기는 가십으로 소비되기 일쑤다. 김아진(강지영) PD는 억울하면 진성의 단독 인터뷰를 하자는 뻔뻔한 기자에게 “개인의 명예는 어떻게 되든 말든 오직 자극적인 가십거리에만 현혹돼 있는 분인데 박 셰프가 나간다고 해도 제가 뜯어말릴 것 같네요. 기사 내려 주시죠. 명예 훼손으로 법적 조치 취하기 전에”라며 모두에게 매서운 경고를 날렸다.
 
그러나 진성을 향한 편견과 차별의 시선은 악플에서 그치지 않았다. 악플러들은 진성의 ‘비스트로(Bistro)’까지 찾아와 면전에서 아무렇지 않게 비하와 비난을 쏟아냈다. “그렇게 자랑스러워? 게이란 게? 부모가 창피해 할 것도 생각하고”라는 조롱으로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준 진상 손님들에 시청자들도 “이건 과장이 아니라 리얼이다”라며 함께 분개했다.

이렇게 진상들이 준 답답한 고구마는 경찰서에서 진성이 시원하게 풀었다. “동성애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든 안 보든 그건 당신들 선택이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게이라고 해서 더럽다, 혐오스럽다 저 역시 이유 없는 비난을 들은 이유는 없거든요. 당신들이 간섭할 문제는 아니잖아요”라며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해 사이다를 터트린 것.
 
‘야식남녀’는 독특한 삼각 로맨스를 다루지만 그 소재를 특별한 시선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특별한 시선으로 진성을 보려는 사람들을 꼬집는다. ‘나와 다르다’라는 무의식적인 편견을 들춰내 그런 생각이 차별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 것. 이처럼 차별을 대하는 ‘야식남녀’만의 방식이 우리 안에 낡은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세 남녀의 삶과 사랑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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