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 군사행동’은 보류했지만…‘통합당’ 향한 비난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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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2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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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표 통합당 쇄신에 "1인 독주체재 구축하려는 목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對南)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 이후 북한 관영매체의 대남 비난 기사는 사라졌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을 향한 선전매체들의 비난은 여전하다.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남측 정부에 쏟아댔던 비난의 화살을 통합당으로 돌린 듯하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9일 ‘여의도 차르(황제)의 헛된 노욕’이라는 논평을 통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남측 정치권에서 ‘여의도 차르’로 통칭되고 있다며, ‘희대의 폭군’으로 평가받는 러시아의 황제 이반 4세 바실리예비치와 비교했다.

매체는 김 비대위원장이 ‘여의도 차르’로 불리게 된 배경에 대해 “그가 로씨야(러시아)의 첫 황제로 군림해 직접 정치를 틀어쥐고 자기의 권력지반을 강화하면서 ‘짜리’라고 불리우기 시작한 이완 4세 와씰리예비치(바실리예비치)와 다를 바 없이 남조선 정치권의 이른바 ‘제왕’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일 ‘미래통합당’ 내 의원모임이요, 간담회요 하는 것들을 잡다하게 벌려놓고는 ‘보수’, ‘자유우파’라는 말을 머리 속에서 빼버려야 한다느니, 보수적인 노선과 정책을 모두 바꿔야 한다느니,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느니 하며 저들 패거리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밉살맞게 잔소리를 해대고 있다”고 조롱했다.

또 “들어온 놈이 동네 말아먹는다고 김종인이 ‘보수’라는 말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라는 소리에 보수의 감투를 쓰고 이때까지 온갖 사기와 협잡으로 부패의 배를 채우던 ‘미래통합당’ 것들이 천길만길 뛰며 반발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고도 했다.

매체는 “김종인이 당내의 이러한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수리(이)념’ 탈피주장을 들고나오는 목적은 무엇이겠는가”고 반문하며 “우선 ‘미래통합당’을 사당화해 자기의 1인 독주체제를 구축해 보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가 ‘쇄신’의 칼날을 들고 자기에게 반기를 드는 당의 중진의원들을 현 위기상황을 몰아온 장본인으로 몰아 가차 없이 제거하려고 하는 것과 함께 ‘세대교체’라는 미명하에 초선의원들을 자기 주위에 대폭 끌어당기고 있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슈테판 잠제 ‘콘라드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 소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 역시 ‘나중에 들어온 놈이 아랫목 차지한다’라는 논평을 통해 김 비대위원장이 “‘미통당(미래통합당)’의 터줏대감들인 중진의원들에게 모조리 ‘구태정치인’ 감투를 씌워 ‘혁신’, ‘쇄신’의 대상으로 몰아 매장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아리는 “상식적으로 볼 때 경험 많은 중진 중에서 쓸만한 인물을 골라 ‘대선주자’로 내세워야 할 듯한데 상식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40대 기수론’을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 사회에서 40대는 거의나 정치 경륜이 부족하여 대선 후보감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여론의 일치한 평”이라며 김 비대위원장이 ‘백종원’을 언급한 것도 40대에 아직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메아리는 “‘미통당’ 내에서 그나마 경륜 있고 지체 있고 인지도도 갖춘 인물은 어차피 한 사람밖에 남지 않게 된다. 다름 아닌 그 사람, 김종인 본인뿐”이라며 “물론 본인은 여러 차례 손사래를 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실은 그의 외적인 설명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종인은 자기 자신의 노욕을 채우기 위해 ‘미통당’의 ‘쇄신수술칼’을 잡은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바로 이런 것을 보고 나중에 들어온 놈이 아랫목 차지한다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김 비대위원장이 통합당의 쇄신, 세대교체를 주장하지만, 결국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자신의 위상을 더 높이려는 속내가 포함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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