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5년 만에 상임위원장 전석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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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6-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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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전석을 차지하게 됐다. 29일 여야 원내대표 간 원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다.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협상이 결렬되자 본회의를 열고 남은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진행했다. 아울러 미래통합당이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하자 임의로 상임위원을 선임했다. 박 의장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경제난국, 남북경색으로 국가는 비상시기”라며 “생계를 걱정하는 국민들을 국회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런 국민과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다”며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된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정무위원장 윤관석 △교육위원장 유기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박광온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도종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이개호 △환경노동위원장 송옥주 △국토교통위원장 진선미 △여성가족위원장 정춘숙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정성호 △운영위원장에 김태년 의원이 뽑혔다. 여야 국회 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은 선출되지 않았다.

협상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의장과 민주당은 하반기 법사위원장과 관련, 집권당이 가져가자는 주장을 펼쳤지만 통합당은 1년씩 나눠 갖자는 제안을 했다. 전날 △29일 상임위원장 선출 후 30일 개원식 개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및 후속 조치 관련 국정조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과 그 이후 제기된 문제에 대한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 등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지만 법사위가 끝내 발목을 잡았다.

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 국회는 사실상 없어졌다”며 “1당 독재 의회가 시작된 참으로 참담하고 무거운 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든 독재를 하든 하고 저희들은 야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3선 이상 통합당 중진의원들은 박 의장을 찾아가 “대한민국 의회 역사상 치욕의 날로 기억이 될 것”이라고 항의했다.

다만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장차 우리가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위해 오히려 큰 약이 될 수 있다”며 “1년여 기한 이후에 우리 스스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신념에 불탄다면 오히려 이것이 좋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정의당 또한 비판에 가세했다. 정의당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표결엔 참여하지 않았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에만 주어진 권한이지만 교섭단체 양당이 협상에 실패해 18개 상임위원장을 하나의 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됐다”며 “비정상적인 국회로 가장 큰 피해는 국민이 본다는 사실을 거대 양당은 명심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29일 국회에서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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