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증권사에 달러를 공급하는 새로운 외화유동성 공급제도를 도입한다.
한은은 “기획재정부와 새로운 정책수단 확보 노력의 일환으로 경쟁입찰방식 환매조건부 외화채권(외화 RP) 매매를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한은이 직접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이 보유한 미국채 등 외화채권을 매입해 미 달러화를 공급하는 식이다. 그간 한은이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에 직접 달러화 자금을 공급한 전례는 없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매입대상 증권은 유동성과 안전성이 높은 미국채로 한정했다. 필요시 미 정부기관채 등 다른 채권으로 대상을 넓힐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보험사 및 증권사의 미 국채 및 정부기관채 보유 규모는 232억달러 수준이다.
공급규모는 스와프시장 수급 상황과 외화RP 대상증권 보유 현황 등에 따라 한은이 결정한다. RP기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 기간과 동일하게 88일 이내로 정해졌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대외 건전성 악화 우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금 공급과 동시에 외화채권을 매입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규모에 변동이 없고 매입 채권은 언제든지 처분이 가능해 외환보유액 가용성도 제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9월 말 이전에 시스템 구축 등 후속 조치를 완료하고 제도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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