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내 부품·소재·장비 기업을 담은 '필승코리아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출시 당시 대통령은 물론 시·도지사 등이 가입하면서 '애국 펀드'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NH-Amundi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펀드' 전체 설정액은 1057억원 규모다. 지난해 8월 14일 설정된 이 펀드는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29.67%로 높은 편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1.90%에 달한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설정액이 -2.49%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증시가 많이 흔들렸지만 소부장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빨리 상승해 3개월 수익률이 30%를 훌쩍 넘기고 있어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 중"이라며 "반도체, IT 등 시장 주도주를 편입하고 있는 점도 수익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에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이에 정부는 규제 품목 안정화를 위해 민관이 부품·소재·장비 자립화를 위해 지원을 약속하면 관련 펀드가 붐을 일으켰다.
이에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지난해 8월 14일 설정된 이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필승코리아펀드'는 설정된 지 약 11개월 만에 3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펀드 자산 대부분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를 담고 있어 소부장 국산화를 위해 조성된 펀드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3일 기준 해당 펀드 내 자산비율은 삼성전자가 25.37%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에스앤에스텍(6.01%), SK하이닉스(4.81%), NAVER(4.51%), 카카오(3.65%), LG화학(3.62%), 동진쎄미켐(3.58%), 삼성SDI(3.23%), 덕산네오룩스(3.19%), 유진테크(2.61%) 등이 상위 비율을 차지했다. 상위 10개 종목을 합치면 전체의 60.58%에 해당한다.
상위 10개 종목 중 코스닥 상장사는 3곳뿐이며 나머지 7곳은 모두 코스피 대형주로 분류된다. 이에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담긴 자산을 보면 소부장 관련 기업을 담았다기보다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모습"이라며 "삼성전자를 담았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애국, 소부장 지원 펀드라고 포장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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