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1700~2480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증권가 전망도 이례적으로 넓은 범위로 제시됐다. 코스피는 지난 3월 역사적인 폭락장을 겪은 뒤 두달 만에 빠르게 회복했다. 현재 지수는 2100선을 횡보하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와 막대한 통화 및 재정 정책의 반작용, 미국 대선 등의 리스크로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재확산, 현실화되면 코스피 10~15% 조정"
상반기 증시를 지배했던 코로나19는 하반기에도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당초 여름이 오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됐던 신규 확진자 수는 하반기 시작을 앞둔 현재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 국가들의 경우 겨울이 찾아오며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도 최근 신규 확진자가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며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에서 봉쇄 조치를 재개한 상황이다.
곽 연구원은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될 경우 각국은 살얼음판 같은 상황에서 다시 빠져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2차 경제 봉쇄가 일어나면 국가 채무 부담과 누적된 피로감이 겹쳐 증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2차 확산 가능성은 70~80% 수준으로 본다"며 "증시에 미칠 영향은 코스피 2000포인트 기준 10~15% 조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양적완화 정책 종료시 시장 부담↑
4분기 무렵부터 나타날 대규모 완화 정책이 끝나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3차례의 금융위기 당시 시행된 양적완화(QE) 정책들은 경기회복에는 도움을 줬지만 종료와 함께 시장에 부담을 끼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되거나 백신이 나오면 경기가 반등하며 통화 및 재정 정책의 청산(unwinding) 논의를 시작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양적완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규모나 속도 면에서 가장 강력했기 때문에 종료 논의가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정책의 힘으로 회복 속도가 빨랐던 만큼 정책이 끝나면 시장의 반응도 이전보다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 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성장주들의 상승 속도가 너무 빨랐다"며 "코로나19로 산업 성장이 촉진된 부분들이 분명 있지만, 이보다는 저금리와 유동성의 공급에 기반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확장이 더 큰 동력이었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의 청산을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대선 앞둔 트럼프 대통령도 변수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도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전역을 집어삼킨 코로나19 바이러스,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교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도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5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교체 가능성이 커질수록 증시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펼쳐진 감세정책, 달러약세, 금리 인하는 미국 기업의 이익 증가를 통한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나스닥 지수 상승률은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갔던 클린턴 대통령 1기 행정부 시기와 유사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집권하게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감세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세정책에 따른 보유현금 증가로 기업은 자사주 매입을 늘릴 수 있었고, 저금리는 주가수익배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만약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감세정책부터 변화가 예상되며 주가에 영향을 미친 트럼프의 3대 정책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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