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해 미등록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이자를 연 6%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규제를 강화할수록 미등록 대부업체가 오히려 음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불법사금융으로 인한 이자수취를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불법사금융업자도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까지 받을 수 있는데, 앞으로는 연 6%로 제한한다. 고금리 불법대출을 해도 연 24%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불법사금융업자들이 불법 영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사금융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등록하지 않고 대부업·대부중개업을 한 경우에는 벌금을 현행 최고 5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으로 높인다. 법정최고금리(등록대부업자 연 24%·불법사금융업자 연 6%)를 초과한 이자를 받는 경우에도 벌금을 최고 1억원(현행 최고 3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불법사금융업자들이 규제를 피해 새로운 수법으로 영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등록 대부업체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은 탓이다.
실제 불법사금융의 영업 행태도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을 개통시킨 후 매입해 대포폰으로 유통하고, 요금은 고객에게 전가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머니, 콘서트 티켓 구매대행 후 불법금리를 붙여 회수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불법사금융업자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고금리 단기 사채인 페이데이론에 대해 이자율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대신 업체로 하여금 차주의 1회 및 연간 차입 한도, 갱신의 수, 연속적인 대출의 수를 정하게 하고, 차주의 상환 계획 등을 요구하도록 했다. 업체의 영업 활동을 보장하되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합법적인 대부업체들도 영업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불법사금융업체가 등록 업체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불법을 단속하는 것과 함께 불법사금융업자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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