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유럽 그린 딜’ 정책을 통해 글로벌 기후 환경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EU 신(新) 지도부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의 올해 첫 양자회담이다. 코로나19 국면으로 모든 순방 외교 일정들이 취소되면서 제대로 된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회담은 화상 방식으로 열리며 지난해 12월 새로 출범한 EU 지도부와는 첫 회담으로 상견례 성격도 갖고 있다.
이어 “올해는 한국과 EU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언급한 뒤, “우리는 경제통상, 기후변화, 개발, 보건 등 많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왔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우정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EU는 한국의 가장 큰 투자 파트너이자 제3의 교역 파트너”라며 “한국은 EU와 3대 핵심 협정을 모두 체결한 최초의 국가이고, 한-EU FTA는 경제 협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서도 항상 든든하게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지난 10년간 함께 이룬 성과를 토대로 더욱 굳건하게 협력할 것이며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함께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코로나를 겪으며 기후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크게 각성했고, 빠르게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를 체감했다”면서 “기후변화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위협’에 ‘석탄철강공동체’라는 창의적 노력으로 극복한 유럽의 용기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주고 있다”면서 “‘슈망 선언 70주년’을 맞은 해에 한-EU 정상회담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다”고 했다.
‘슈망 선언’은 1950년 당시 슈망 프랑스 외무부 장관이 ‘석탄, 철강 산업을 초국가적 기구를 통해 공동관리하자’고 선언한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양자 현안과 글로벌 도전 과제들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한국과 EU가 미래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 상생을 선도하는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본관 충무실에 마련한 ‘화상 정상회담장’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른바 ‘비대면 정상회담’이 늘어날 것을 보고, 보다 격식을 갖춘 양자 화상 정상회담장을 설계한 것이다. 정상회담장은 해체 후에도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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