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발 파산 쓰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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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7-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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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유동성 폭탄에 기업들 손쉽게 자금 조달

  • 경제 회복 시작되면서 소비자 수요도 늘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파산 쓰나미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만큼 월가에선 이번 위기에 파산 쓰나미를 피해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 기업들에 유례없는 충격파를 던진 것은 사실이다. 이동 통제령이 떨어지고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특히 소매와 에너지업종에서 파산보호 신청이 늘었다. 백화점 체인 JC페니와 니만마커스, 렌터카 회사 허츠, 셰일혁명 선구자 체서피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WSJ은 이들 기업이 코로나19 전부터 막대한 부채에 짓눌려 있었으며 이미 내리막에 있던 업종이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이들의 파산을 조금 앞당겼을 뿐이라는 것.

신용평가회사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5월 말까지 12개월 동안 투기 등급 회사들의 디폴트 비율은 4.7%로 집계됐다. 1년 전의 2.3%에서 높아지긴 했지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의 12.1%에는 크게 못 미쳤다.

WSJ은 지난 2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되레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회사채 매입 덕에 손쉽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 보잉, 제너럴모터스(GM), 로열캐리비언크루즈 등은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디폴트 가능성에서 멀어졌다.

블랙스톤 계열 GSO캐피탈파트너스의 드와이트 스캇 대표는 "연준은 시장에 유동성을 넘치게 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면서 "현재 기업들은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초저금리 환경에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심리도 회사들의 자금 사정을 돕고 있다.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 미국 최대 해양테마파크 씨월드엔터테인먼트도 4월 고위험·고수익 채권 발행으로 수십억 달러를 조달했다.

최근에는 봉쇄령이 풀리면서 경제도 회복 궤도로 올라섰다. 고용지표가 예상을 훌쩍 웃돌았고 5월 소매판매과 신규주택판매는 반등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증시를 밀어 올리면서 뉴욕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 중이다. WSJ은 일부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지역 정부가 3~4월 같은 고강도 봉쇄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슈퍼마켓 콜, 패스트푸드 맥도날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항공사, 여행사들은 예상보다 빨리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서 에너지 업계도 한숨을 돌렸다. 1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은 배럴당 39.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아직 파산 쓰나미 우려가 끝났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경제가 예상만큼 신속하게 회복하지 못하거나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할 경우 기업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기등급 부채는 2009년 2조 달러에서 현재는 3조 달러 가깝게 늘었다.

S&P는 여전히 2021년 3월까지 12개월 동안 투기등급 미국 기업들의 디폴트 비율이 12.5%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워낙 향후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나리오별로 격차가 크다. 최상의 시나리오에선 디폴트 비율이 6%로 제한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15.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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