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팀코리아를 한데 묶는 중심에는 박노완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대사가 있다. 박항서 감독이 각 지역의 베트남 축구선수들을 한데 묶어 대표팀을 창출했다면, 박 대사는 다양한 유관기관과 각 업종의 기업들을 한데 묶어 ‘팀코리아’를 구성하는 팀코리아의 감독인 셈이다.
그는 코로나 여파에 한국과 베트남의 인적 교류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베트남을 한데 엮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위기일수록 단합된 모습으로 역경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대사관과 코트라, 코이카 등 기관과 코참, 대한상의 그리고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은 팀코리아라는 개념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결속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본지 특파원이 ‘미트코리아2020 행사’에서 박 대사를 만났다. 다음은 박 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지난 9개월간의 근무를 간략히 전한다면.
"지난해 10월 중순, 부임해 업무를 파악하자마자 국제정세가 코로나 상황으로 급변했다. 앞서 베트남에 다년간 근무를 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전대미문의 상황이라 초반에는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점차 중심을 잡아가고 교민사회를 안정시키면서 베트남 내 많은 정부인사들을 만나려 노력했다. 베트남 지방으로 출장 갔던 횟수만도 수십번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최초로 기업인 입국을 성사시키는 성과도 있었다. 베트남은 한번 사례를 만들기가 어렵지 일단 만들면 그대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계속해서 기업인 특별입국이 진행되면서 우선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또 베트남 정부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언론에도 우리의 의견과 한국의 상황을 적극 알리고자 기고와 인터뷰를 병행하고 있다."
-이번 ‘미트코리아 2020’의 의미를 평가한다면.
"미트코리아는 올해 최초로 열린 한·베 간 대규모 협업 행사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를 재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간 현지 한국기업들도 베트남 내에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호소했다. 이미 베트남에 한국기업이 8000개 이상 진출한 상황에서 베트남 내에서도 네트워킹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미트코리아 행사를 통해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베트남 지방정부도 한국과 많은 소통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러한 한국기업과 지방성 간의 네트워킹 행사를 자주 열겠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한·베 양국관계에 대해 진단한다면.
"한국과 베트남은 각자의 방역 역량과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코로나19에 훌륭하게 대응해 왔으며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이번 한국의 코로나19 방역대응과 선진화된 의료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사회·문화적으로 이미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불가원(不可遠)’의 존재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오히려 베트남을 더욱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국가 간 관계에는 흐름이 있지만,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한·베 관계는 궁극적으로 더욱 빛날 것이라고 본다."
-베트남 한인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한다면.
"지난 코로나 여파에 교민들의 노고가 많았다.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방역대책에 불만이 있는 분들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교민들이 참고 인내하며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다. 특히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 4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전 세계공관 중 호찌민이 투표율 2위, 하노이가 4위를 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 한국과 베트남의 하늘길이 언제 열리냐는 질문이 가장 많은데, 나를 포함한 베트남대사관 임직원들은 매번 회의 때마다 베트남 정부를 설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왕복 입국이 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설득만으로는 어려운 점이 참 많다. 이에 교민 여러분들께 양해의 말씀을 드리고, 무엇보다 대사관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안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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