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대표 단체로 참여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일 오전 협약식 행사 직전에 불참을 통보하면서다.
특히 이번 노·사·정 합의안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합의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민주노총은 내부 논리로 경제 위기를 외면했다는 비난 여론 앞에 서게 됐다. 정부는 또다시 ‘강성노조’에 지나치게 이끌려 다닌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을 바탕으로 뒤 이어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던 고용노동부도 협약식 자체가 무산됨에 따라 브리핑 일정을 취소했다.
정 총리를 비롯해 행사장에 미리 자리하고 있던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등은 발길을 되돌렸다.
총리실 관계자는 “애초부터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였던 만큼 민주노총의 최종 불참 통보로 무산된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추가 논의나 설득 작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발(發) 경제 타격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정 합의가 재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시 원점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출범한 협의체는 그동안 실무급 논의 14회, 부대표급 논의 5회 등 수차례 논의를 거듭해왔다.
민주노총이 강력 반대한 표면적인 이유는 합의안에 ‘해고금지 조항’이 빠졌다는 것이다.
비정규직·하청 노동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 보장에 대한 문구가 들어가야 한다는 게 민주노총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그동안 이들은 사측의 재난 시기 한시적 하청 및 업무위탁 계약 해지 금지와 사업주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회피를 위한 장치 마련을 요구해왔다.
합의문에는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 국민 고용보험’을 위해 올해 말까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지만, 노조원들은 좀 더 명확한 문구를 요구하며 반대했다.
노·사·정 합의문의 주요 골자는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90%로 상향하는 기간을 오는 9월 말까지로 연장하는 등 고용유지지원제도를 확충하고, 경영계는 경영 개선과 함께 고용 유지 노력을 하며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 등에 적극 협력한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유급휴업이나 휴직으로 고용 유지를 한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고용유지지원금 90% 상향 지원 기간을 오는 9월 말까지로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한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연말까지 한시적 연장을 추진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 연장 및 추가 지정도 적극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합의안이 민주노총 내부 반발로 무산됨에 따라 노·사·정 협의체 가동을 제안했던 김명환 위원장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를 살리는 게 자신의 소신임을 분명히 하고 '거취'를 거론하며 모종의 결단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반대 시위를 하는 노조원들로 인해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건물에 사실상 ‘감금’되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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