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를 폭행했던 경주시청 팀닥터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원회에 따르면 팀닥터 A씨는 지병인 암이 재발해 출석할 수 없다고 통보를 한 후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김규봉 감독과 고향 선후배 사이인 A씨는 최 선수의 폭행을 주도했지만 경주시청팀 소속이 아니라 청문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A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이 없고, 선수가 전지훈련 등을 할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한다"며 일시 고용된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A씨의 구타 증언이 계속 나오고 실질적으로 폭행에 연루된 사람은 팀닥터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선수단 간 폭행은 없었다고 하고, 감독 역시 폭행을 시인하지 않았다"며 A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의 폭행은 최 선수가 생전 녹음한 녹취록과 증언에서 얼마나 잔혹했는가를 알 수 있다. YTN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A씨는 최 선수를 때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동료 선수를 때리기까지 했다. 이를 보고도 김 감독은 말리기는 커녕 "닥터 선생님께서 알아서 때리시는데 아프냐? 죽을래? 나한테. 푸닥거리 할래?"라며 오히려 폭행을 하거나 위협을 가했다.
문제는 술을 마시면서 최 선수를 때린 것. 김 감독과 술을 마신 A씨는 최 선수에게 "니는 일요일까지 뭘 먹을 자격이 없어. 알았어? 그건 내 권한이야. 팀 닥터 권한이야. 니 책임이야. 거짓말한 것에 대한 니 책임이야"라고 소리친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 감독과 A씨의 사진이 퍼지고 있다. 사진 설명에는 A씨의 이름과 함께 소속이 경주시청이라고 적혀있다.
한편, 주낙영 경주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폭행 당사자인 팀닥터는 경주시와 직접적인 계약관계는 없었으나 사후 추가조사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숙현 선수는 경주시청팀에 소속돼있을 당시 감독, 팀닥터 그리고 선배 선수 2명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 폭언을 당해오다가 팀을 옮기면 이들을 고소했다. 하지만 별다른 조치가 내려지지 않자 불안감에 떨던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
해당 사건은 묻힐 뻔했지만 유족들이 YTN을 통해 사건을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한체육회, 트라이애슬론 협회, 경주시청 등은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겠다"며 뒷북 조치에 나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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