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훌륭한 안주다. ‘쏴아아’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에 한 잔, 상쾌한 비 냄새에 한 잔, 창문 위에서 ‘또르르’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한 잔.
이번 비는 왠지 더 맛이 좋았다. 아마도 운치가 좋아서였을 게다. 눈앞에 비에 젖은 유달산과 목포항이 펼쳐졌다. 시원한 바다 냄새와 함께 낭만을 마셨다.
최근 생긴 ‘항구 포차’는 ‘낭만 항구’로 불리는 전라남도 목포에 잘 어울리는 장소임이 틀림없었다. 삼학도 구(舊) 해경부두 부지에 조성된 항구 포차에서는 맛과 낭만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ㄷ‘자로 옹기종기 붙어 있는 포장마차 15곳에서는 목포를 대표하는 9미(九味)인 ‘갯벌 속의 인삼’ 세발낙지를 비롯해 민어와 우럭간국 등을 맛볼 수 있었다. 목포에서는 민어회뿐만 아니라 껍질·부레·뱃살·지느러미까지 조리해 먹는단다.
전통적인 메뉴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을 겨냥한 새로운 음식들도 눈에 띄었다. 생전 처음 먹어본 ‘칠게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해 자꾸만 손이 갔다. 목포시청 관계자는 “목포의 특색을 담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가게를 엄선했다”고 귀띔했다. 역시 가게마다 메뉴가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포장마차 바로 앞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무대가 설치돼 있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길거리 공연도 열린다고.
다도해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이 낭만을 이어받았다. 항구 포차 바로 앞에는 삼학도 크루즈 선착장이 있다. 한 번에 570명이 탈 수 있는 969t급 대형선 삼학도 크루즈와 정원이 189명 정원의 196t급 소형선 유달산 크루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삼학도를 출발해 여객선터미널-해상 케이블카 타워-인어동상-목포해양대-목포대교-고하도 용머리-대불부두-평화광장-갓바위-문화예술회관을 거치는 코스다.
바다 위에서 바라본 목포의 밤은 현란한 빛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목포의 시조인 학 두 마리가 목포 앞바다를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목포대교의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거대한 하얀 학의 날갯짓은 아름다웠다. 바로 옆에서는 고하도 해안테크의 불빛이 반짝였다. 마치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듯 웅장한 느낌도 들었다.
새처럼 다도해를 나는 것 같은 황홀함을 선사한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배 위에서 바라봐도 가히 아름다웠다. 155m의 주탑과 케이블카들은 시시각각 다양한 색으로 변하며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안개가 잔뜩 낀 덕분에 유달산은 신기한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최대 분사 높이가 70m인 ‘춤추는 바다분수’ 덕에 목포의 밤은 더욱 낭만적으로 변해갔다.
◆전국 4대 관광거점 도시 목포...남해의 아름다움 선물
목포는 전남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목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선정한 지역관광거점도시에 강원 강릉시·전북 전주시·경북 안동시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2024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약 1000억원 목포에 투입될 예정이다.
당시 목포는 인접 시·군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근대역사문화·음식문화 콘텐츠와 더불어 섬과 바다가 목포 여행의 차별화된 매력으로 꼽힌다.
목포에서 차를 타고 50여분을 달리면 압해도를 지나 ‘천사대교’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4월 개통한 천사대교는 총연장 10.8㎞에 달하는 국내 4번째 규모의 다리다. 천사대교로 인해 암태도·자은도·안좌도·팔금도를 차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전까지는 압해도 송공리선착장에서 배를 25분쯤 타야 암태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천사대교를 건너기 전 사진 촬영은 필수다. 천사의 날개 조각상 2개 사이에 서면 ‘인생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조각상에 비친 하늘은 ‘천사의 날개’를 매 순간 아름답게 만든다.
전날 비가 온 후 맑게 갠 하늘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맑은 하늘과 맑은 바다가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색을 띠었다. 경치를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됐다.
시야가 확 트여 천사대교를 건널 때 당사도 주위의 조그만 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버섯처럼 생긴 초록색 ‘아기 섬’들이 귀여웠다. 신안에서 태어나신 문화관광해설사님의 말이 흥겹다.
“섬 하나 갖고 싶으면 내가 가진 거 드릴게요.”
천사대교 건너편인 암태 오도 선착장에도 또 하나의 포토존이 있다. ‘I♡4’ 조각상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끝없이 펼쳐진 천사대교와 바다 역시 일품이다. 한쪽에는 요트가 정박돼 있었다. 선장님은 “코로나19 전에는 요트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귀띔했다.
암태도는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섬에서는 기동 삼거리 벽화를 보고 가야 한다. 예쁜 애기동백나무 두 그루를 머리 삼아 환하게 웃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얼굴이 정겹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벽화다.
뒷이야기도 재밌다. 처음에는 할머니 얼굴만 있었다고 한다. 할어버지는 서운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신안군은 애기동백나무를 한 그루 더 심고 할아버지 얼굴을 그렸다. 혼자 웃을 때보다 둘이 함께 웃을 때가 더 아름답다.
목포로 다시 돌아와 최근 만들어진 ‘목포 스카이워크’를 걸었다. 높이 12~15m, 길이 54m인 스카이워크에서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케이블카, 서해의 낙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바닥이 투명해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바로 옆에 있는 카페 ‘대반동 201’에서는 누워서 다도해를 품은 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목포였지만, 그새 새로운 볼거리가 많이 생겨 신선함을 안겼다. 남해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품은 목포는 여전히 낭만이 흘러넘치는 매력 만점 여행지였다.
이번 비는 왠지 더 맛이 좋았다. 아마도 운치가 좋아서였을 게다. 눈앞에 비에 젖은 유달산과 목포항이 펼쳐졌다. 시원한 바다 냄새와 함께 낭만을 마셨다.
최근 생긴 ‘항구 포차’는 ‘낭만 항구’로 불리는 전라남도 목포에 잘 어울리는 장소임이 틀림없었다. 삼학도 구(舊) 해경부두 부지에 조성된 항구 포차에서는 맛과 낭만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ㄷ‘자로 옹기종기 붙어 있는 포장마차 15곳에서는 목포를 대표하는 9미(九味)인 ‘갯벌 속의 인삼’ 세발낙지를 비롯해 민어와 우럭간국 등을 맛볼 수 있었다. 목포에서는 민어회뿐만 아니라 껍질·부레·뱃살·지느러미까지 조리해 먹는단다.
전통적인 메뉴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을 겨냥한 새로운 음식들도 눈에 띄었다. 생전 처음 먹어본 ‘칠게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해 자꾸만 손이 갔다. 목포시청 관계자는 “목포의 특색을 담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가게를 엄선했다”고 귀띔했다. 역시 가게마다 메뉴가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포장마차 바로 앞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무대가 설치돼 있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길거리 공연도 열린다고.
다도해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이 낭만을 이어받았다. 항구 포차 바로 앞에는 삼학도 크루즈 선착장이 있다. 한 번에 570명이 탈 수 있는 969t급 대형선 삼학도 크루즈와 정원이 189명 정원의 196t급 소형선 유달산 크루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삼학도를 출발해 여객선터미널-해상 케이블카 타워-인어동상-목포해양대-목포대교-고하도 용머리-대불부두-평화광장-갓바위-문화예술회관을 거치는 코스다.
바다 위에서 바라본 목포의 밤은 현란한 빛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목포의 시조인 학 두 마리가 목포 앞바다를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목포대교의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거대한 하얀 학의 날갯짓은 아름다웠다. 바로 옆에서는 고하도 해안테크의 불빛이 반짝였다. 마치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듯 웅장한 느낌도 들었다.
새처럼 다도해를 나는 것 같은 황홀함을 선사한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배 위에서 바라봐도 가히 아름다웠다. 155m의 주탑과 케이블카들은 시시각각 다양한 색으로 변하며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안개가 잔뜩 낀 덕분에 유달산은 신기한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최대 분사 높이가 70m인 ‘춤추는 바다분수’ 덕에 목포의 밤은 더욱 낭만적으로 변해갔다.
◆전국 4대 관광거점 도시 목포...남해의 아름다움 선물
목포는 전남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목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선정한 지역관광거점도시에 강원 강릉시·전북 전주시·경북 안동시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2024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약 1000억원 목포에 투입될 예정이다.
당시 목포는 인접 시·군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근대역사문화·음식문화 콘텐츠와 더불어 섬과 바다가 목포 여행의 차별화된 매력으로 꼽힌다.
목포에서 차를 타고 50여분을 달리면 압해도를 지나 ‘천사대교’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4월 개통한 천사대교는 총연장 10.8㎞에 달하는 국내 4번째 규모의 다리다. 천사대교로 인해 암태도·자은도·안좌도·팔금도를 차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전까지는 압해도 송공리선착장에서 배를 25분쯤 타야 암태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천사대교를 건너기 전 사진 촬영은 필수다. 천사의 날개 조각상 2개 사이에 서면 ‘인생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조각상에 비친 하늘은 ‘천사의 날개’를 매 순간 아름답게 만든다.
전날 비가 온 후 맑게 갠 하늘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맑은 하늘과 맑은 바다가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색을 띠었다. 경치를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됐다.
시야가 확 트여 천사대교를 건널 때 당사도 주위의 조그만 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버섯처럼 생긴 초록색 ‘아기 섬’들이 귀여웠다. 신안에서 태어나신 문화관광해설사님의 말이 흥겹다.
“섬 하나 갖고 싶으면 내가 가진 거 드릴게요.”
천사대교 건너편인 암태 오도 선착장에도 또 하나의 포토존이 있다. ‘I♡4’ 조각상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끝없이 펼쳐진 천사대교와 바다 역시 일품이다. 한쪽에는 요트가 정박돼 있었다. 선장님은 “코로나19 전에는 요트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고 귀띔했다.
암태도는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섬에서는 기동 삼거리 벽화를 보고 가야 한다. 예쁜 애기동백나무 두 그루를 머리 삼아 환하게 웃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얼굴이 정겹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벽화다.
뒷이야기도 재밌다. 처음에는 할머니 얼굴만 있었다고 한다. 할어버지는 서운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신안군은 애기동백나무를 한 그루 더 심고 할아버지 얼굴을 그렸다. 혼자 웃을 때보다 둘이 함께 웃을 때가 더 아름답다.
목포로 다시 돌아와 최근 만들어진 ‘목포 스카이워크’를 걸었다. 높이 12~15m, 길이 54m인 스카이워크에서는 고하도와 목포대교, 케이블카, 서해의 낙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바닥이 투명해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바로 옆에 있는 카페 ‘대반동 201’에서는 누워서 다도해를 품은 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목포였지만, 그새 새로운 볼거리가 많이 생겨 신선함을 안겼다. 남해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품은 목포는 여전히 낭만이 흘러넘치는 매력 만점 여행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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