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대출이 올해에만 69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 부동산·주식 급등, 초저금리 등이 겹친 여파다. 이에 따라 향후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원화대출액은 1208조92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68조8678억원(6.04%)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게 확실한 가운데, 대출만은 ‘과속’ 양상을 보인 것이다.
직접적인 요인은 ‘코로나19’로 기업 대출이 급증한 점이다. 가계대출 역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생계자금 목적의 대출이 늘었다. 여기에 부동산·주식투자 목적으로 추정되는 대출도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평가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46조1819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말에 비해 약 69% 폭증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연간 대출 성장 목표치를 상반기에 이미 대부분 채우게 됐다. 앞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 5∼6%대 대출 성장률을 제시했던 국민은행은 이미 상반기에 6.77% 늘었다. 이외에 신한은행(8.17%·목표치 연 5%대), 하나은행(4.30%·연 3∼4%), 우리은행(4.61%·연 5%), 농협은행(6.11%·연 5.2%) 등도 목표치는 넘었거나 근접했다.
이 같은 현상에 은행의 건전성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최근 지표인 5월 국내은행 연체율 수치까지는 뚜렷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후행지표라는 점에서 하반기부터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대출 규모가 크게 불어나면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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