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합의정신은 적극적으로 살려나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노·사·정 대표자들은 서울 총리공관 삼청당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을 열고 합의문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노총의 불참 통보로 예정시간 15분 전에 행사가 취소됐다.
전날 극적인 타결로 합의문까지 마련된 상태였으나, 민주노총이 내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합의 무산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노·사·정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극복하자는 뜻이 잠정 합의문에 담겨있다”면서 “일자리와 기업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노사의 고통 분담과 상생 협력 의지가 실려 있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민주노총을 향해서도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이번 합의의 정신을 최대한 이행해 살려가겠다”면서 “최대 90%의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여 5000억원을 증액하는 등 3차 추경에도 이미 반영했다”고 전했다.
이어 “ 앞으로 정부는 잠정합의의 내용대로 고용 유지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춰 노사 관계도 발전해야 한다”면서 “세계는 지금 디지털 시대로 대전환하면서 노동의 형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프리랜서, 특수고용근로자,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전통적인 노동과 일자리가 급격히 확대됐고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전 국민 고용보험’의 추진도 이러한 시대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노·사·정 협의 과정에서도 노·사·정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한 부분”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이제는 과거 산업화 시대의 대립적 노사 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노력과 함께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위기에 상생과 협력의 문화는 더욱 절실하다. 서로 양보하며 대타협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길이며,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고(故) 최숙현 선수로 인해 촉발된 체육계 폭력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할 선수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면서 “고인이 된 선수와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이라며 “체육계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낡고 후진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인식과 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 메달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다”라면서 “성적이 선수의 행복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포츠 인권을 위한 법과 제도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며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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