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 한반도 정세와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정작 대북 정책 주무부처인 통일부 측과의 접촉 일정은 여전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비건 부장관과 통일부 측 면담 또는 접촉이 예정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비건 부장관과 면담이 예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통일부는 전날에도 미국 측으로부터 면담 등의 요청이 온 것이 없다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또는 서호 통일부 차관과 비건 부장관의 면담 일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의 방한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날 오전까지도 비건 부장관과 통일부 측과의 접촉은 예정되지 않았다.
북한이 비건 부장관 방한을 앞두고 재차 ‘미국과 마주 앉은 생각이 없다’며 북·미 대화 거부 입장을 드러낸 만큼 미국이 이번 방한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보다는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한·미 간 주요 현안 논의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때마다 동행하던 앨리슨 후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이번 수행단에서 빠진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한·미가 머리를 맞댄 사이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26주기 추모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 주석 사망 26주기를 기념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단 대미, 대남 등 대외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여 대변인은 “(북한이) 통상 기일에 (대외) 메시지는 없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기일에 무슨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별로 이상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예방을 시작으로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과의 제8차 한·미 외교차관전략대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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