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투자기업협회와 금강산기업협회가 정부의 금강산관광 중단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특히 금강산투자기업협회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돼도 다시 일어날 여력이 없다며 현재 ‘재개’에 초점이 맞춰진 정부의 초점이 ‘피해보상’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협회는 1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통일부를 향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금강산관광 중단 결정 과정 공개 △금강산관광 투자기업 피해금액 보상 △통합당의 사과와 더불어민주당의 피해보상법 제정 등을 호소, 문제 해결 시까지 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정부 들어서 피해기업들의 어려움을 풀어 달라 수차례 면담을 통해 하소연해 봤지만, 정부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메아리만 통일부 청사에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강산관광 투자기업 지원에 대한 기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호소문은 “지원 배제된 피해기업의 기준. 부족한 지원에 대해 계획을 12년간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관광 제재라는 명분으로 지금까지도 무작정 기다리라는 공론”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를 아는데 답을 못 찾는 12년간의 세월과 고통을 이제는 ‘피해보상’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49개 투자기업이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직·간접적으로 입은 손실·피해금액이 2조여원에 달한다며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했다.
최요식 금강상투자기업협회 회장은 대국민 호소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강산관광 중단이 12년을 맞이했고, 내일(7월 11일)이면 13년째가 된다”며 “그동안 금강산관광 재개를 갖고 12년 동안 양치기 소년처럼 오늘내일 해왔다. 이제 더 이상은 재개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제는 청산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앞서 정부부터 땜질식으로 지원해 준 것이 빚이 되고 있다. 재개는 재개고, 청산은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 사업을 했다는 이유로 빚쟁이가 됐다”며 현대아산을 제외한 금강산관광 투자기업 49개 기업의 매출손실이 2조3000억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2조3000억원을 다 보상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이윤 제외 등 정부에서 (보상액을) 환산하는 것이 따로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계산되려면 피해보상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빚을 안고 가야 하고, 자식들에게도 물려줘야 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금강산에서 사업했다는 이유로 자식에게 부채를 넘겨줄 수 없다. 그래서 (피해보상)법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12년이 지난 지금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하는 배경에 대해 금강산관광 재개만 기다리면서 정리하지 못한 사업이 빚으로 남았다며, 설령 금강산관광이 다시 진행되고 사업을 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특히 ‘곧 재개된다’는 정부의 희망 고문을 더는 견딜 수 없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피해보상법 제정과 관련) 제19대 국회 때 공청회까지 끝냈다. 그러나 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이 반대를 했다. 그래서 20대 때 다시 추진했는데, 정부가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피해보상)법이 필요 없다며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관광이 재개된다고 해도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광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이미 금강산관광지구 전 지역에 북한의 사업체가 배치돼 기존의 49개 투자기업이 이젠 금강산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얘기다.
한편 협회는 ‘피해보상법 제정 촉구’ 내용이 담긴 대국민 호소문을 전날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이날에는 청와대 정부 합동 민원센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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