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의 새 주인을 정하기 위한 본입찰이 오는 15일 마감된다. 사실상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의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물적분할 등의 절차를 원만히 진행해 내년 3~4월께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의 인수가격을 포함한 인수계획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업체들로, 인수가격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은 약 7000억원을 최초 매각가격으로 고려했으나 통신사들은 가입자당 가격을 30만원 선으로 책정해 최대 4000억원까지 내려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HCN 가입자 수는 131만5000명 수준이다. 공개매각 방식(경쟁입찰)의 현대HCN 본입찰 결과는 뒤이어 M&A(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든 동종업계의 딜라이브, CMB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SK텔레콤과 스카이라이프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HCN 내부에서도 두 인수후보자를 두고 선호하는 쪽이 나뉘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을 위해 뛰어든 스카이라이프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데 이에 질세라 SK텔레콤도 예비입찰 후 실사 등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며 "LG유플러스가 앞서 LG헬로비전(구 CJ헬로) 인수에 자금을 많이 투입한 탓에 다른 두 곳의 2파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는 통상 2~3주가 소요되는 만큼 8월 초에는 현대HCN의 행방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년 1분기 이내, 늦어도 4월에는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된 현대HCN 물적분할에도 차질이 없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HCN 매각은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 후 이뤄지게 되며, 신설법인이 기존 사내유보금 총 3530억원 중 200억원만을 승계한다. 이 같은 결정은 현대HCN의 연간 영업이익(300억~400억원) 창출 능력과 매물로서의 매력도 등을 두루 고려한 것이다.
현대HCN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사는 이 상황을 선반영해 이뤄졌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요청에 따라 충분히 설명했다"며 "물적분할은 예정보다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거쳐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에서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방송·통신 분야 M&A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HCN의 물적분할도 동일한 지배구조에서의 개편이어서 기존보다 빠르게 심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업계 곳곳에서 인수후보자들의 물밑 작업으로 여러 전망이 나오지만, 결국 통신사들이 인수가격을 얼마로 적어낼지가 관건"이라며 "이후 딜라이브와 CMB가 어떤 매각 전략을 내세울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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