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코로나에 달러 붓기"…美 '빚 폭증' 경제체질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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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7-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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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위기극복 위해 불가피"…후유증 남길 수 밖에 없어

미국 재정적자가 폭증하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8640억 달러(약 1039조원)에 이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는 지난 4월에 기록한 7380억 달러를 넘어선다. 

이번 회계연도에서 6월까지 누적 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나 준 반면 지출은 49.1%나 늘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실업수당 증가와 중소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이 가동되면서다. 
 

[사진=연합뉴스]


매년 10월 1일 시작되는 회계연도에서 첫 9개월 동안 기록한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도 2조7400억 달러(약 3296조원)에 달한다.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267%나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재정적자가 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탓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추세를 고려할 경우 이번 회계연도 전체 적자가 3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CBO는 향후 10년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6조 달러가 필요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팬데믹에 따른 경제공황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적자 증가는 불가피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나친 재정적자는 기업의 차입비용을 늘리고 소비자 물가를 올리면서 경제 성장을 둔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보수성향 경제학자들도 코로나19에 맞서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에는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적자폭이 지나치게 늘면서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코로나19 대응 추가부양책 통과를 위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5월 3조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켰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여당은 지출 부양책 규모를 1조 달러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추가 부양책을 내기 전에 기존의 부양책 효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두달간 실업률이 줄어드는 등 일부 경제 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제때 재정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경제 악화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NYT 역시 "늘어나는 확진자 수는 경제적 고통을 심화할 수 있다"면서 "일자리 증가 등 반등하는 듯 보였던 경제지표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 몇주간 다시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폭증하는 재정적자는 미국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끊임없이 나온다. 일단 코로나19 사태가 끝난다고 해도 단기간 내 적자를 줄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이 적자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 저성장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리인상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듯이 코로나19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미국 경제가 정상화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게다가 최근 만들어진 정부 부채가 향후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인프라나 교육에 대한 투자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향후 미국의 경제성장 잠재력에 대한 우려를 더 키운다. 

비영리단체인 피터 피터슨 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CEO는 “팬데믹으로 전례없는 대규모 부채가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정복되고 난 뒤에는 엄청나게 피해를 본 우리의 재정상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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