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무더위를 피해 가볼 만한 곳으로 야간여행 명소 여섯 곳을 추천했다. 이중 한여름 밤의 꿈처럼 여행자를 흠뻑 홀리는 스폿 세 곳을 소개한다.

달빛 아래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특별한 고궁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화성행궁 [사진=수원문화재단 제공]
달빛 아래 운치가 색다른 곳이 있다.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수원 화성행궁(사적 478호)이다. ‘달빛 정담’이라는 주제로 고즈넉한 고궁의 정취를 즐길 수 있게 야간에도 개장한다. 은은한 조명은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실내에 부드러운 빛이 어려지는 봉수당은 신비롭게까지 느껴진다.
낙남헌 앞에는 환한 보름달을 형상화한 ‘달토끼 쉼터’가 있다. 숲속에 들어 앉은 미로한정 부근에서는 가지런한 궁궐 지붕과 함께 현란한 도시의 불빛이 보인다.
화령전(사적 115호)도 밤에 더 빛난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조명과 음악에 공을 들였다. 화성행궁 야간 개장 기간은 10월 30일(오후 6~9시)까지이며,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장한다.

호수처럼 잔잔한 통영 강구안[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미항(美港) 통영은 야경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다. 노을 속으로 멀어지는 섬과 화려한 조명을 담아낸 호수 같은 바다가 답답한 도시에서 온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멋진 보트를 타고 밤바다를 돌아보는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는 낮보다 아름다운 통영의 밤을 책임지는 최고의 선택이다. 통영밤바다야경투어는 지난해 열린 통영한산대첩축제 때 처음 선보였다.
섬과 섬을 오가던 통영관광 해상택시를 축제 기간에 한시적으로 야경 투어로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같은 해 10월부터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는 통영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통영 운하를 따라간다. 통영 해양 스포츠센터가 있는 도남항에서 출발해 강구안과 충무교, 통영대교를 지나 도남항으로 돌아온다. 투어에 걸리는 시간은 50분 남짓. 입담 좋은 항해사가 들려주는 통영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강진에서 즐기는 한여름 밤의 피크닉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강진에 가면 한여름 밤의 꿈처럼 로맨틱한 여행이 기다린다. 낮과 다른 매력이 있는 강진의 인기 여행지를 둘러보고, 지역민이 참여하는 공연도 즐기는 프로그램 ‘나이트드림’이다. 강진 오감통에서 출발한 버스는 첫 번째 목적지로 가우도를 찾는다.
30명 남짓한 주민이 살아가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섬 가우도는 트레킹 코스 또한 유명하다. 한 시간가량 풍광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은 후에는 추억의 테마 거리 ‘청춘 생각대로 극장통’에서 각자 식사한다. 저녁엔 사의재를 배경으로 마당극이 펼쳐진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모두 지역민이다. 배우와 관객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며 신명 나는 춤판을 벌인다. 마지막 목적지 세계모란공원에서 한여름 밤의 피크닉이 시작된다. 바람 솔솔 불어오는 공간에 앉은 이들은 시원한 맥주에 닭강정을 맛보며 지역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야외공연의 낭만에 그저 푹 빠지면 된다.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를 즐기는 여행객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통영대교는 대표적인 통영 야경명소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진만생태공원의 드넓은 갈대군락[사진=강진군 제공]

위에서 내려다본 화성행궁[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위에서 내려다본 수원 화성의 모습이 황홀하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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