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성모(41)씨 측 변호인은 "다른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상해치사일수는 있지만 살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피고가 평소 피해자를 수시로 폭행했고, 가방에 들어가 있었을 당시에도 호흡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는 등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며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재차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어 위치추적기 부착 명령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가방 위에서 두 발이 떨어질 정도로 높이 뛰지는 않았으며, 뜨거운 바람도 가방 안에 넣은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온 손에 쬐었다"며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는 아니고, 그럴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이 끝난 뒤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 가족들은 재판정 밖으로 나가는 성씨 뒤를 향해 거친 욕을 쏟아내다 법정 경위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성씨는 지난달 1일 정오께 동거남의 아들 A(9)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가방 안에 용변을 봤다는 이유로 다시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4시간 가까이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한편 이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사건과 별도로 성씨가 동거남의 또 다른 아이, 숨진 아동의 동생을 학대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하며, 성씨의 상습 학대 고발장을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제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