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산매각지원 프로그램 신청이 시작됐지만 실제 자금지원까지는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자산 매입 가격'에 달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자산매각지원 프로그램의 실제 자금 집행은 오는 10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 기업과 자산을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하는 데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심사위원회에서 기업에 제시할 가격을 결정하고 신청기업과 협의를 마치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자산매입후재임대(Sales&Leaseback)의 경우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서두르겠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 있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10월쯤 자금이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자산 매입가격에 달렸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캠코 심사위원회가 결정하는 가격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력한 프로그램 지원 후보 중 하나인 두산이 이번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도 가격 때문이다. 두산 채권단도 캠코가 제시하는 가격보다는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캠코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고 시장에서 자산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기업 입장에서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지만 이번 캠코 프로그램은 가격 협상에서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캠코는 심사위원회를 통해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한 가격을 바탕으로 검토를 거친 후 캠코가 기업에 제시할 가격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후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 가격을 바탕으로 신청기업과 협의하고, 신청기업이 이를 수용할 경우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지만 보수적인 가격 결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캠코가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 가격은 필요 시 일부 조정 가능하다'는 단서를 단 만큼, 기업과 가격 협상 과정에서 시장 가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2조원의 캠코채 외에 민간투자를 받는 만큼 가격 결정 과정에서 민간투자자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계법인, 감정평가법인 등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자산가치를 평가하겠지만 실제 시장의 가격과 괴리가 발생한다면 민간투자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투자자가 시장 가격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 좀더 높은 가격으로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쌍용차는 캠코의 자산매각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부산물류센터와 서울 구로서비스센터 부지 매각을 통해 2063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급한 불은 껐다"며 "매각을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만큼 캠코의 자산매각 프로그램은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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