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운용 ELF 발행취소 최다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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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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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자산운용이 하반기 들어 주가연계펀드(ELF) 발행을 가장 많이 철회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ELF 기초자산 가격이 코로나19 사태로 요동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쟁사보다 상품 발굴에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국내 자산운용사가 7월 들어 전날까지 발행을 철회한 ELF는 모두 19개였다. 전년 같은 기간(12개)보다 58% 넘게 늘었다. ELF는 증권사에서 내놓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묶어 파는 펀드로, ELS와 거의 같은 손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HDC자산운용이 ELF 발행을 포기한 횟수는 이달에만 모두 6건으로, 전체 철회 사례에서 약 32%를 차지했다. 공모 철회 3건 가운데 1건꼴로 HDC자산운용이 이름을 올렸다.

HDC자산운용 다음으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브이아이자산운용이 나란히 3건으로 가장 잦았다. KB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은 똑같이 2건으로 집계됐다. BNK자산운용과 DB자산운용, 하나USB자산운용은 저마다 1건씩 철회했다.

HDC자산운용처럼 발행 철회가 잦다면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손놓고 있어야 한다. 자산운용사는 펀드 발행에 앞서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내야 하고, 한 달가량 걸리는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신고서에는 투자 목적부터 구조, 대상, 전략까지 상세 정보를 빠짐없이 담아야 하고, 어느 하나에도 하자가 없어야 승인을 받을 수 있다.

ELF 발행 철회에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비롯한 펀드시장 악재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보다 금융당국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어렵게 만들었다.

투자심리 역시 아직 불안하다. ELS는 주로 미국 S&P500지수나 유로스톡스50지수, 홍콩 H지수, 코스피200지수,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이런 지수가 대부분 3~4월 바닥을 친 다음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호ㆍ악재에 따른 반등ㆍ반락폭은 예년보다 훨씬 큰 편이다. ELS 미상환잔액이 6월 말 77조23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유다. 2019년 말 미상환잔액은 71조원 남짓이었다.

HDC자산운용은 ELF 발행 철회에 대해 "시장 악화와 판매사(은행·증권사) 사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30위권 대기업집단인 HDC그룹에 속한 HDC자산운용 최대주주는 엠엔큐투자파트너스(48.07%)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2세인 준선·원선·운선 씨가 보유한 지분도 40%에 가깝다. 다시 정몽규 회장은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주식을 100%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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