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현실화했다. 수도인 도쿄도에 이어 오사카부까지 재확산세가 번지면서, 지난 4월 유행기 수순을 그대로 재연하는 모양새다. 재유행 불안감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간 꿈쩍도 않던 일본 정부도 정책 재검토에 들어간다.
日 '4월 정점'으로 회귀 중...'도쿄서 오사카로' 확산수순도 그대로
16일(현지시간)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5일 하루 동안 450명이 늘어나 2만3747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998명이 숨졌다.
NHK는 이날 하루 확진세가 비상사태 발효 당시인 지난 4월 18일(589명) 이후 하루 최다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도 등 7개 지역에 한달 간 비상사태를 처음 발효하고 같은 달 16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후 한 차례 연장 후 5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비상사태 조기 해제에 들어가 5월 25일에는 일본 전 지역에 대해 완전히 해제했다.
지역별로는 도쿄도에 이어 오사카부에서도 확산세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들 지역은 앞서 유행기에서도 일본 최대 확산지로 꼽혔던 터라, 4월 감염 정점 수순을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오사카부에서는 6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전날인 14일(20명)보다 3배나 많은 확진자가 쏟아졌다. 앞서 5월 이후 처음으로 30명 전후를 기록했던 9~12일 당시보다도 2배나 많아진 수치다.
특히, 오사카부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명을 넘은 것은 지난 4월 21일(54명) 이후 처음이다. 만약 이후에도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비상사태 당시 정점 수준도 멀지 않았다.
오사카부의 하루 최다 확진자는 4월 9일 92명, 이외에 80명 이상을 기록한 날도 4월 10일 80명과 같은 달 18일과 20일 각각 88명, 84명으로 단 사흘 뿐이다.
이에 오사카부는 자체 코로나19 경보인 '오사카모델'의 경계 상태를 의미하는 황신호를 발효했다.
경보 발령 기준은 최근 1주일 평균치와 비교해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가 10명 이하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 0.5명 이하 △중증환자 병상 사용률 70% 이상을 모두 충족할 경우 안전하다는 의미인 '청신호' 상태며, 세 가지 모두를 충족하지 못 하면 위험 수준인 '적신호'가 발효된다.
현재 오사카부의 상태는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 19.57명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2.39명을 기록했으며, 중증환자 병상 점유율은 3.2%로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다.
16일 도쿄도의 일일 확진자는 비상사태 해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확진세가 전혀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9~12일 나흘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 200명대를 기록한 후 13일 119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다 이날 하루에는 280명대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지난 10일 243명이 비상사태 해제 이후 최다치였다.
이에 도쿄도 역시 '확산 경보'를 상향한 상황이다. 앞서 2일 '밤거리 요주의', '감염 확산 요경계' 등의 경보를 발효했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15일 '감염확대경보'를 발효하며 도민들에게 "도 경계 밖으로의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도쿄도에 따르면, 이는 현재 도쿄도의 감염 경계 경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이며, 향후 지역 보건소 등을 거점으로 하루 감염검사를 1만건까지 확대하고 병원 입원이나 요양시설 입소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고투 캠페인 강행'...비난 여론에야 움직이는 日 정부
아베 신조 일본 내각 역시 정부 비판 여론에 뒤늦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앞서 아베 내각은 비상사태 후 타격을 받은 일본 경제 회복을 위해 감염검사 확대와 중증환자 병상 수 관리 외에 비상사태 재발효 등의 방역 강화 방침은 없다고 밝혀왔다. 아울러 1조3500억엔의 재정을 투입해 여름 휴가철에 맞춰 오는 22일부터 국내 여행과 소비 촉진을 위해 현금 쿠폰을 지급하는 '고투 캠페인'을 강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6일 지지통신과 NHK 등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를 비롯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고투 캠페인 실시를 망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정부의 고투 캠페인 강행 방침에 야당과 지자체들의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에서도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캠페인 실시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고,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중앙정부가 강행할 경우 오사카 측은 캠페인에 참여하는 여행객과 사업자를 중심으로 자체적인 항체 감염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엄포했다.
이에 16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관광업과 요식업계에서 사회·경제활동 회복을 기대하는 요구가 여전하다"면서도 캠페인 시행에 앞서 오는 17일 주무부처인 일본 국토교통성의 아카바 가즈요시 장관이 감염 현황과 감염 방지 방안을 보고받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일본 내각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정·재생상은 전날 의회에서 "긴급사태 선언을 냈던 때의, 그 큰 유행은 수습했다"고 말해 내각의 기본 방침은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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