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콘텐츠의 해외진출에 힘입어 2018년 우리나라 저작권 수출액은 66억달러, 저작권 무역수지는 역대 최고인 1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합법 저작물 시장의 저작권 침해율도 10.7%까지 감소하는 등 국민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온라인 환경이 발전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저작권 침해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공개한 ‘2019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합법저작물시장은 20조8057억원에 달한다. 이중 침해 규모만 2조4916억원 규모다.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야기된 결과다.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곳 중 하나가 학교다. 원격수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저작물에 대한 이용 범위를 어느 선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원격수업을 준비할 때 폰트 등 저작권 때문에 못쓰는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저작권법 제25조는 권리 침해 최소화를 위해 ‘수업 또는 지원 목적상 이용할 수 있는 공표된 저작물의 범위를 일부분’으로 한정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시, 소설, 수필 등 어문 저작물은 전체의 10%, 영상·음악 저작물은 전체의 20% 이내로 사용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국은 코로나19 기간에 한해 저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오는 12월까지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았다. 문체부는 지난 4월 7일 교육부,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권리자단체(음악·어문·출판 등 6개 단체)와의 유관기관회의를 통해 저작물 이용범위 확대를 논의했다.
교육부는 향후 학교를 대상으로 원격 수업 관련 저작물 이용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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