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가 주류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특히 국산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주세법 개정으로 규제와 세금이 완화되면서 수제맥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도 수제맥주를 론칭하면서 관련 시장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1% 폭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201%, 하반기 242% 성장한 데 이어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른 편의점 업체 GS25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GS25의 올 1월부터 5월까지 수제맥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3% 급증했다. 국산 수제맥주 구성비는 1월 66%, 2월 67%, 3월 69%, 4월 72%, 5월 73%로 매월 신장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 수제맥주는 1월 34%, 2월 33%, 3월 31%, 4월 28%, 5월 27%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수제맥주의 인기가 치솟자 2013년 55개였던 양조장은 2020년 150여개로 7년 만에 거의 3배가량 늘었다. 2018년 6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도 2022년 1500억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수제맥주가 전성시대를 맞게 된 것은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52년 만에 개정된 주세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9억2558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쪼그라들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국내에서 팔리는 일본 맥주는 100억원 규모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국산 수제맥주가 채웠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부터 맥주값에 붙는 세금이 ‘가격’이 아닌 ‘양’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바뀌면서 수제맥주 출고가가 인하됐다. 이에 따라 국산 수제맥주들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수입맥주와 대등하게 ‘4캔=1만원’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홈술족이 늘어난 것도 수제맥주 판매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추세에 수제맥주 업체들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븐브로이는 곰표, CU와 손잡고 지난 5월 ‘곰표 밀맥주’를 선보였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했다. 또 누적 판매량도 일주일 새 30만개를 돌파했다. 제주맥주는 에일 계열의 맥주 3종을 전국 5대 편의점에 입점하고 4캔 만원 행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브루펍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캔맥주를 편의점에서 판매했다.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랜드 ‘생활맥주’도 지난달 처음 라거 타입 캔맥주를 선보였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7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자체 수제맥주 브랜드를 내놨다. BBQ는 수제맥주펍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았다. BBQ는 향후 원활한 수제맥주 사업 진행을 위해 추가로 경기도 이천에 자체 양조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1년 완공 후엔 자체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음식점과 펍시장에서 수제맥주 매출이 줄어 힘들었지만 주세법 개정으로 편의점과 소매점 판매가 늘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더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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