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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속도내는 대한항공...'경영권 분쟁' 승기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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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07-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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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이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공적 자금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지만 향후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과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우호여론을 형성해 승기를 잡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69억원을 확보했다. 또한 기내식, 기내면세점 사업부 매각,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인 3조 7500억원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항공은 당초 신청이 지연될 것으로 알려졌던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도 이달 안에 진행할 계획이다. 기안기금을 받게되면 약 8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항공업계 전반이 코로나19로 장기화된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 돌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경영 정상화 과정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조 회장은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을 위해 직접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를 방문해 논의하는 등 꼼꼼히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작업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경영능력을 어필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기내식 사업본부의 매각 금액이 대략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은 오는 8월부터는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 화물기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역발상 아이디어 역시 "유휴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대응하자"는 조 회장의 지시로 추진됐다. 2분기 화물수요 급증으로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증권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7% 감소한 2조7560억원, 영업이익은 1007억원으로 분석된다.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면 화물 수송량은 최소 10t이상 늘어난다. 이를 통해 3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화물수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구주지역본부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동남아지역본부를 없애는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영업·운송·화물 기능은 분리해 본사와 각국 지점이 관리하기로 했다.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차원이다.   

이 같은 정상화 작업은 조 회장의 향후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3월 말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패배한 '3자 연합'은 지난 5월 한진칼 지분을 약 2% 추가 매집했다.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의 한진칼 지분율은 42.74%에서 45.23%로 2.49%포인트 늘었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파악되는 41.80%와 비교할 때 3.43%포인트 가량 앞선다.

조만간 3자연합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권 분쟁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반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3.28%(194만1002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풀리면서 3자 연합은 보유지분 전량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주도적으로 경영개선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정부 뿐만 아니라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도 우군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알짜사업부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는 것도 향후 추가적인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 둔 판단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 대한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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