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딜레마] '부동산 1번지' 선전 초강도 부동산 규제책 통할까

중국 부동산 시장의 광풍을 막기 위해 광둥성 선전시가 역사상 가장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았다. 

선전시 주택건설국은 지난 15일 ‘선전시 부동산 시장의 안전하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통지’를 발표했다. 여기엔 주택 구매 자격요건과 주택 양도소득세 면제 조건 강화, 호화주택세 부과, 주택 투기 목적의 ‘가짜 이혼’ 방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현지 매일경제신문은 “7.15 대책은 선전 역사상 가장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책”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최근 선전시 부동산 시장에 투기 광풍이 불자 중국 당국이 부랴부랴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올 상반기 선전시 부동산 시장은 유난히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료=월스트리트저널,팩트셋]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선전시 중고주택 가격은 전달 대비 1.9% 상승했다. 1선 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4.3% 올랐다. 상하이(3.3%), 베이징(2.2%), 광저우(1.0%) 등 다른 1선 도시와 비교해 두드러진 상승폭이다.

선전시의 7·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 과열 양상은 일단 한층 가라앉은 모습이다. 시내 부동산중개소마다 집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앞으로 약 두 달간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주택 거래수요가 기존의 약 1만채에서 5000~6000채로 35~5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선전시 중고주택 중개 플랫폼를 보면 그동안 투자자가 몰렸던 난산구, 바오안구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대체적으로 집값이 기존보다 최대 400만 위안(약 6억9000만원)까지 낮아진 매매 물량이 올라왔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선전시 인기 아파트 단지인 '눠더자르화위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1150만 위안에 거래가를 형성했는데, 가격이 갑자기 900만 위안까지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핑안증권은 "7·15 대책으로 주택 구매 자격이 까다로워지고 구매 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에 비교적 큰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열기가 차츰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가가 많게는 최대 400만 위안까지 할인된 가격에 물량이 올라와 있다. [자료=선전시 중고주택 매매 웹사이트]

선전 뿐만이 아니다. 이달 들어 중국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 속 다른 지방정부도 각종 규제책을 내놓는 모습이다. 선전시 말고도 저장성 닝보(7월 6일)와 항저우(7월 2일), 그리고 광둥성 둥관(7월 2일) 등 3곳의 도시에서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다. 

주택 구매제한령 대상 확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무주택자 우선 분양 청약 기회 제공, 분양가 상한선 규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