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논란에 지지율 급락…서둘러 봉합나선 당정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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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7-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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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국정수행 평가 3.9%p 하락…서울‧30대서 이탈폭 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부동산 대란의 최정점에 있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혼선을 직접 정리한 것은 들불처럼 번지는 민심 이반을 불식하려는 정치적 승부수로 분석된다.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여권은 차기 대권 잠룡까지 가세하며 부동산 카오스(대혼란)를 자초했다. 그린벨트 혼란의 정점에 있던 여당도 같은 날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부동산 민심을 가라앉히려는 정치적 돌파구로 읽힌다. 하지만 부동산 대란으로 레임덕(권력누수)까지 엿보이는 당·정·청이 불리한 국면을 전환할지는 미지수다.

◆文 지지도, 조국 사태 이후 최저치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3∼17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7월 3주 차 주간동향(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9% 포인트 하락한 44.8%를 기록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2주 차(41.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문 대통령 지지도는 30대(14.4% 포인트↓), 여성(6.6% 포인트↓)에서 하락 폭이 컸다. 문 대통령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4.5% 포인트 오른 51.0%였는데, 서울(6.1% 포인트↑), 30대(15.5% 포인트↑), 여성(7.5% 포인트↑)에서 상승 폭이 컸다. 여당의 핵심 지지층에서 큰 폭의 이탈이 시작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한 주간 4.4% 포인트 떨어진 35.3%를 기록했다. 미래통합당의 지지도는 1.3% 포인트 상승한 31.0%를 기록했다. 양당의 차이는 4.3% 포인트로 통합당 창당 이후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부동산 논란이 이어지는 것에 더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큰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당·정·청이 부동산 논란을 서둘러 봉합하려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도 가세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를 제대로 완성할 것을 제안한다”며,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그렇게 했을 때,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헌결정 난 행정수도 들고나온 與

경제적 문제인 부동산 논란을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정치적 문제로 바꿔 프레임 전환을 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위헌 결정이 난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들고 나선 이유가 석연찮다는 이유에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와대와 국회가 세종시로 가면 집값이 내려가겠느냐”며 “그럴 문제라면 지금 여의도와 종로의 집값이 가장 비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부동산 정책과 연계하는 이유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어 “헌재의 결정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집권세력으로서 제도의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조세저항으로 나타나는 국민의 분노가 결과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깊이 참조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배현진 대변인도 “온 나라 부동산이 쑥대밭인 이 시점에 이번에는 ‘세종시 국회 이전’이라는 국가개발의 거대 담론을 던졌다”며 “역시 투기 조장 1등 정부와 집권여당답다”고 꼬집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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