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세청 '2020년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인천의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55조5728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법인세수 72조1742억원의 77%에 달했다.
수도권에서 거둬들인 법인세 수입이 전체 법인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63.9%였던 수도권의 비중은 2017년 67.7%, 2018년엔 75.6%로 급증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의 법인세가 급격히 늘었다. 서울의 법인세수는 2016년 22조5180억원에서 2019년에는 31조1865억원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또한 2016년에는 9조1653억원을 거둬들였으나 2019년 법인세수는 2배가 넘는 22조5915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방의 세수는 감소했다. 충남·세종의 법인세수는 2018년 2조2091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조7009억원으로 5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라남도의 법인세수는 2017년 1조3170억원에서 2018년에는 1조297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7876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경남 역시 2018년의 1조8897억원에서 2019년에는 1조5635억원으로 줄었다. 강원도도 2017년 4117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 3838억원, 2019년에는 412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방 주요 광역시 중에서도 법인세수가 줄어든 곳이 많았다. 광주의 세수는 1조3162억원에서 1조170억원으로, 대구의 세수는 1조516억원에서 5591억원으로 각각 3000억원, 5000억원 급감했다.
법인세수는 대기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1000개(0.2%) 기업이 부담한 법인세는 21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34.7%에 해당한다. 지방은 세수 기여도가 높은 기업의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건설업 경기가 하락하고 여수산단의 기업들이 경기 침체 여파를 받으면서 광주·전남 지역 세수가 감소한 게 그 예다. 대구 또한 소재 기업의 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줄어들었다.
법인세수의 지역별 증감을 통해 수도권 집중화가 확인된 만큼 지역균형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 6월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법인세율의 지역별 차등 적용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는 현행 법인세제와 지역별 차등적용에 따른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 유인의 한계점을 분석하기 위해 실시한다. 지역별 법인세 차등인하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하고, 세수 영향을 분석하는 게 목표다. 다만 법인세율 차등적용 도입은 수도권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줄어드는 세수를 보완해야 하는 단점이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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