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직 검찰총장이 퇴임사에서 했던 말이다. 기자는 지금도 그 말을 들었을 때의 강한 울림을 잊을 수 없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회한이 가득했던 그의 말에는 ‘이 말만은 꼭 후배 검사들에게 교훈으로 전하고 싶다’라는 강렬한 의무감이 뒤섞여 있었던 것 같았다.
돌아보면 그 역시 정치적 욕망에 사로잡힌 검찰권 행사를 막지 못했던 인물로 꼽힌다. 보수 쪽에서는 우유부단한 인물로, 진보 쪽에서는 은혜를 배신한 인물로 비판을 받았다. 어쩌면 지금도 어떤 사람들은 그를 원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가 남겼던 퇴임사는 별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없다. 하지만 기자는 그랬기에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을 기억하고 싶다. 검찰권 행사의 절제와 품격···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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