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혈액제제 북미법인 철수…스페인사 그리폴스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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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20-07-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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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영 어려움에 재무건전성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단

경기도 용인시 GC 본사 전경과 허은철 대표이사 사장 [사진=GC 제공]

GC(녹십자홀딩스)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북미 혈액제제 법인을 철수한다.

GC녹십자는 스페인 혈액제제 회사인 Grifols(그리폴스)에 GC 북미 혈액제제 계열사를 매각했다고 20일 밝혔다.

GC 관계자는 “혈액제제 북미 생산 법인인 GCBT(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와 미국 혈액원 사업부문인 GCAM(Green Cross America) 지분 100%를 그리폴스에 넘기는 계약을 진행했다”며 “GC가 복수의 해외 계열사를 한꺼번에 패키지로 매각하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계약 규모는 4억6000만 달러(약 5520억원)”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매각이 사업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실을 기하는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GC는 혈액제제 북미진출을 위해 2009년 미국에 GCAM을 설립하고, 혈액원을 꾸준히 늘려갔다. 2014년에는 캐나다 퀘벡주에 GCBT를 설립해 북미진출을 가속화했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캐나다 GCBT는 설비 투자가 완료된 상태이지만, 현지 바이오 생산공정 전문인력 부족으로 2018년부터 상업 가동을 위해 본사로부터 인력·기술 지원을 받아왔다. 내년에 자립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하늘길까지 끊기면서 이 역시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GC가 결국 매각 결정을 내렸다.

GC관계자는 “그리폴스의 인수 적극성과 제시 금액 또한 매각을 진행하도록 했다”며 “이번 거래로 인해 GC는 그간 이원화돼 있던 북미 혈액제제 부문 구조를 GC녹십자로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혈액제제 생산시설인 오창공장의 가동률을 높인다. GC녹십자는 올 4분기께 면역글로불린 10% IVIG-SN(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미국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GC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중장기 전략과 재무적 관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계약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거쳐 올해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의약품으로,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면역계 질환 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혈액제제다.

GC녹십자는 IVIG-SN을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면역글로불린 함유 농도에 따라 5%와 10% 제품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두 제품의 미국 진출 준비를 함께 진행했으나, 미국 IVIG-SN 시장에서 10% 제품이 전체 시장의 70%가 넘는 4조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시장성이 큰 제품부터 허가를 준비하는 전략적 판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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