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상반기 1조7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1255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은행 대출이 증가했으나, 부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을 늘린 결과다. 코로나19 영향이 금융권에도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2분기에 9818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1분기보다 34.6%(2523억원) 증가한 규모다.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수료이익 확대가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그룹 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0.6%(152억원) 줄어든 데 반해, 비이자이익은 139%(5461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상반기 순익은 1년 전보다 6.8% 줄어들었다. KB금융 측은 미래 경기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이 상반기에 쌓은 대손충당금은 4979억원에 달한다. 1년 전 대비 73.7%(2112억원) 늘어난 규모다.
대손충당금은 연체 등 부실에 대비해 쌓는 돈으로,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유동성 직격탄을 맞은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은행 대출을 대거 받았으나, 연체를 우려해 예년보다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았다.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6월 말 기준 28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8%(18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금은 이 기간 10.0%(12조1000억원) 급증했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익이 1년 전보다 소폭 줄었으나,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기침체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견고한 여신성장과 비은행 부문 강화의 결실로 그룹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초저금리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 그룹 NIM은 1.74%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는 0.2%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은행 NIM도 지난해 3분기 1.67%에서 올 2분기 1.50%로 낮아졌다.
NIM은 앞으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1%포인트 낮아지며 현재 연 0.5%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제로(0) 금리'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위상에 부응하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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