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공급 목마른 정부에 가장 현실적··· 역세권 고밀개발 추진중
22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서 이달 말 발표를 예정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택공급 방안을 종합하면 △규제 개선을 통한 도심 고밀개발 △서울 국·공유지 개발 △공공 재개발·재건축 △30년 이상 노후 공공임대주택 용적률 상향 △도심 내 공실·오피스 상가 활용 등 5가지로 압축된다.
이 중 서울시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서울시 내 307개 역세권에 대한 용적률 확대를 중심으로 한 공급대책이다. 역세권 개발 시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기여로 받아 공공임대시설로 조성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세권은 교통이 편리해 생활인프라, 교통망 구축에 큰 비용이 들지 않고, 늘어난 용적률만큼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건축비만 내고 역세권에 공급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현재로선 공급 효과를 가장 빠르게 낼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에 가능한 지역을 전수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앞서 역세권 반경을 기존 250m에서 350m로 넓혀 용도 상향을 통한 고밀개발을 허용했다. 실제 역세권 규제 완화로 증산4구역의 경우 공급물량이 3000여 가구에서 4500여 가구로 50% 늘어났다. 역세권 내 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선도 검토 중이다. 시는 307개 역세권 가운데 260여곳에서 활성화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독일 등서 역세권 수직개발 활발··· "교통은 OK, 교육은 글쎄"
역세권 고밀개발은 대표적인 '도시압축개발방식'으로, 도심 주택부족 문제가 심각한 일본·독일·네덜란드 등에서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일본은 건물 아래에 도로를 지나가게 하는 지하도로 복합도시개발이 활발하다. 도쿄 도시재개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롯폰기힐스, 247m 초고층 복합빌딩 도라노몬힐스가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1989년 도로 주변 공간 사용 제한을 풀어 도로 상·하부에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하는 ‘입체도로법’을 활용해 도로를 건물 밑으로 설계하고, 그 위에 오피스·주거·쇼핑시설 등이 복합된 초고층 빌딩을 개발 중이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도 콤팩트시티 개념이 구체화됐다. 주거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독일 베를린의 경우 고속도로 위에 주거용 아파트를 올리고 있다. 슈랑겐바더(Schlangenbader Strasse)라는 도로 위에 건설된 슈랑겐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도 부족한 오피스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고속도로나 철로 상부를 지반으로 삼는 오피스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지면적 1만㎡(약 3000평)에서 용적률을 1000%까지 올리면 가용면적이 10만㎡ 늘어난다"면서 "추가된 용적률만큼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도심 내에서도 파격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성한 한국건설연구윈 연구위원은 "역세권 고밀개발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신도시 개발과 달리 교통 유발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다만 교통을 제외한 상하수도, 학교 등 주변 인프라는 취약할 수 있고, 개별통행이 안 된다는 전제 하에 용적률을 높였는데 차량을 소유할 경우에는 교통대란이 벌어질 수 있어 공급을 위한 공급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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