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제성장률 -3.3%…연간 성장률 ‘-1.0%’ 수성도 장담 어렵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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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7-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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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국내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까지 주저앉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여 만에 최저치다. 수출이 전례 없는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게 직격타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연간 성장률 ‘-1% 달성 시나리오’도 사실상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보다 3.3% 감소했다. 이는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28%)보다도 낮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역시 -2.9%로 1998년 4분기(-3.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다. 앞서 블룸버그는 2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2.0% 감소할 거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외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2%, 스탠다드차타드는 -1.8%, JP모건은 -1.5% 수준의 성장률을 각각 점쳤다.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출 악화다. 이후 세계 각국의 봉쇄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수출은 전기보다 무려 16.6%나 감소했다. 지난 1분기(-1.4%) 대비 감소폭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처음 나온 숫자다. 특히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2분기 1.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 쇼크’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는 앞서 실시한 긴급 재난지원금 투입 효과가 일정 부분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의 증가폭도 컸다.

투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3%, 2.9% 줄었다. 각각 지난해 3분기(-6.4%), 1분기(-8.5%) 이후 최저치다. 수입 역시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했다. 이 역시도 2008년 4분기(-1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9.0%까지 후퇴했다.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건설업 역시 1분기 0.2%에서 2분기 -0.2%로 내려갔다. 반면, 서비스업은 -2.4%에서 -1.1%로 소폭 개선됐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0.3% 포인트, 민간은 -3.1% 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앞서 정부가 재정을 풀어 성장세를 떠받쳤던 구조마저도 한계점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4.1% 포인트,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7% 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국내 경제는 사실상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역성장 기조가 2개 분기 연속 유지되면 경기침체 상황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앞서 한은이 제시했던 연간성장률 ‘-0.2% 달성’은 현실화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한은은 내달 발표를 앞둔 ‘수정 연간 성장률’을 통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최악 직전의 상황으로 분류되는 ‘-1% 성장률 수성’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부정적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4분기에 각각 1.8%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 및 제조업 지표의 악화상태를 고려했을 때, 연간 성장률이 -1%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며 “다만, 정부가 성장률 악화를 막기 위한 정책적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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