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TV 떠나는 美 시청자들... "韓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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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7-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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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스포츠 중계 중단...美 25% "TV 안본다"

  • OTT 서비스는 승승장구...HBO맥스 가입자 450만 달성

  • "국내도 곧 OTT 발 시장재편...플랫폼 경쟁력 확보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미국에선 유료방송 가입자가 서비스를 끊고 OTT(모바일 동영상 플랫폼)로 이동하는 '코드 커팅(Code-cutting)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TV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없게 되면서 유료방송을 대체할 저렴한 콘텐츠 플랫폼인 OTT가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유료방송 시장 역시 TV가 아닌 모바일 중심의 미디어 환경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자들도 이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유료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유료방송 시장이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미국 셋톱박스 업체 로쿠(Roku)의 최근 조사에선 미국 전체 가정의 3분의 1은 더 이상 전통적인 유료방송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예비 코드 커터라 불리는 코드 셰이버(Code-Shaver)도 적지 않다. 코드 셰이버는 저렴한 요금제로 바꾸는 이들을 말한다. 미국 전체 가정의 4분의 1은 자신의 가정이 코드 셰이버라고 답했다. 또한 이들의 45%는 "향후 6개월 안에 모든 서비스 가입을 끊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은 이미 확산세였던 코드커팅에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식축구, 야구와 같은 스포츠 경기가 줄줄이 취소되자 그나마 TV로 생중계를 보던 이들도 TV 앞을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로쿠의 조사 결과 유료방송 가입자 중 52%는 "유료방송 TV에서 라이브 스포츠 방송을 지금처럼 볼 수 없다면 가입 서비스를 지금보다 줄이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중 95만4000명의 가입자를 잃었다고 밝혔다. AT&T는 위성방송 서비스인 다이렉TV(DirecTV), 인터넷TV(IPTV)인 유버스(U-verse), AT&T TV(MVPD, 다채널 방송사업), AT&T 나우(다이렉TV 나우·vMVPD) 등을 운영하고 있다. AT&T의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자는 2018년 기준 2550만명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1840만명까지 급감했다.

반면 AT&T가 지난 5월 출시한 OTT 서비스인 HBO맥스는 선전하고 있다. HBO맥스는 HBO와 카툰네트워크와 같은 방송채널과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보유한 워너미디어가 출시한 서비스로, 워너미디어도 AT&T가 소유하고 있다. HBO맥스는 출시 첫달에만 가입자 450만명을 확보했으며 2025년까지 가입자 5000만명을 채우겠다는 목표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의 유료방송 시장에선 당장 코드 커팅이 심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만큼 유료방송 이용료가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이동통신사 모바일 서비스와 IPTV를 함께 이용하는 결합상품 가입자가 미국보다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한국에선 비싼 유료방송 가입을 끊고 곧장 저렴한 OTT를 대체재로 찾는 미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에서도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OTT 서비스가 유료방송 사업자의 영향력을 넘어서는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결합상품 약정가입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의존한 운영방식을 넘어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미디어 산업의 축이 기존 방송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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