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시점을 변경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올해 첫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의 시작을 알렸던 사안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지만, 정작 그 결과가 가장 궁금한 쪽은 현대HCN 직원들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의 기업 문화나 그들의 조직 독립성 등을 따져보는 등 후보자에 대한 선호도가 나뉘는 모양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본입찰을 마감한 지난 15일로부터 2주 이내인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지난 24일, 이르면 하루 빨리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 고심이 길어지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최근까지 인수 대상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유력하게 꼽혔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사업에 대한 공공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SK텔레콤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HCN 직원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SK텔레콤은 합병을, KT스카이라이프는 인수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앞서 티브로드를 SK브로드밴드에 합병하는 방식으로 사들였다. 지난 4월 말 합병법인 출범 후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존 케이블TV 사업을 담당하던 인력은 별도 신설된 CATV사업본부에 우선 배치됐다. 이 사례에 비추어 현대HCN 직원 다수는 수평적 소통의 기업 문화 이미지를 가진 SK텔레콤이 새 주인이 되길 바라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대외적 이미지가 좋아서인지 선호도가 높다"며 "다만 대기업의 경영 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케이블TV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됐다. 대개 현장 영업, 매니저 직군 외에는 인력이 겹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정리되기 일쑤라는 인식도 한몫했다.
실제 KT스카이라이프를 선호하는 이들은 독립 법인으로 남을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KT스카이라이프가 생존권을 걸고 나서면서 신뢰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 같은 형태는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옛 CJ헬로) 인수에서 찾을 수 있다. 사명이 바뀌었지만, 고용은 일체 승계됐으며 지역성 강화를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추후 합병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현대HCN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음 타자가 될 딜라이브와 CMB 임직원들도 내부적으로 희망 인수 업체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딜라이브는 노조가 있는 반면 CMB는 노조가 없어 이 또한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시너지를 위해선 가격 못지 않게 노조 유무, 기업 문화 등 직원들이 직접 겪을 환경도 중요하다"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지만, 매각을 선언한 케이블TV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유찰 없이 마무리되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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