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가 접근할 수 없게 된 청약 가점제도 등을 손보지 않으면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패닉바잉을 막을 수 없다는 취지다.
27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번주 중 당·정·청이 발표할 주택공급대책에 분배제도 개편 방안이 함께 담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한 정책임에도 태릉골프장과 같이 신규 공급 예상지역 인근 집값이 오히려 뛴다는 점에서 공급량만 늘리는 방식이 무색하다는 한계도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이어 "공급량도 중요하지만, 새집을 누구한테 분배할지에 관한 고민이 빠진다면 주거 불공정성으로 인한 갈등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 청약 가점제도가 두 자녀를 둔 45세 이상 부부 외에 '지금 아니면 못 산다'며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선 수요자들의 경우에는 신규 공급량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평균 1순위 청약가점은 61점에 달한다. 무주택기간 15년(32점)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17점), 부양가족 2명(15점)을 채워야 넘는 점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나만 고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가점을) 소득이나 자산 기준으로 부여하거나 복합한 공급유형을 단순화하는 등 큰 틀에서 손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배 외에도 로또 분양에 몰린 수요를 재고 주택 시장으로 분산하고 집값 상승기대감을 꺾지 못하면 추가 공급이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새집이 구축보다 훨씬 저렴하다 보니 대다수 수요자가 분양시장에 몰려 가점이 낮은 3040 세대가 아예 배제되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정부가) 주지 못했기 때문에 재고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집값을 끌어올리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3040은 청약이나 재고 주택 모두 접근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잇따라 발표된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집을 사야 한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전망이 팽배한 셈이다.
지난달 기준 전국 주택매매시장 심리지수는 133.8로 전월 대비 15.3p 상승했고 수도권의 경우 120.6에서 140.9로 20.3p나 올랐다.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설문해 도출한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가격상승 및 거래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시장에 전국을 넘어 글로벌 수요까지 가세했는데, 공급은 탄력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급을 아무리 해도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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