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베트남 정부 공식사이트와 현지 주요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코로나 확진자는 이날 오전, 431명까지 불어났다. 다낭 등 중부지방에서 지난 25~6일 사이 4명이 추가로 발생한데 이어 27일에도 11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불과 3일만에 15명의 지역감염 확진자가 추가로 나온 것이다.
베트남 보건부는 27일 발생한 확진자 11명은 모두 416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다낭의 한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들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당국도 이 남성이 지난 22일 폐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세 차례 코로나19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후 하노이의 국립 위생연구소에서 25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 남성은 해외유입 코로나19 감염자를 포함해서 416번째 확진자다.
앞서 다낭시 당국은 416번 확진자가 발생하자 확진자와 긴밀히 접촉한 50명 이상의 사람들을 격리하고 이 남성이 방문한 병원과 보건소를 즉각 폐쇄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족을 포함해 이 남성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100여 명의 샘플을 채취하여 모두 테스트를 거쳤지만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수일 사이에 계속해서 지역 내 확진자가 추가로 늘어나자 당국은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연이어 다낭에서 발생한 417~418번 확진자들과 꽝응아이성에 발생한 확진자가 모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현재 이 확진자들의 감염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직접경로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우연띠엔홍 다낭시 보건국 부국장은 “416번 확진자가 다낭시에만 머물렀다는 진술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신규 확진자가 거주하는 리엔쭈어군을 중심으로 다른 해외유입 환자와 접촉 여부 등 추가 확진자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중앙부처와 다낭시, 각 지방성·시는 코로나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27일 오전, 긴급 코로나 관련회의를 열고 28일 0시부터 고위험 지역을 포함해서 다낭시 전체에 사회적 격리 방안인 총리령 16호와 19호의 이행을 승인했다.
총리령 16호는 지난 4월 베트남의 코로나 방역 총력전 당시 베트남이 꺼내들었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이 방안에는 ▲병원, 마트 등 생활필수시설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 영업중단 ▲시내 대중교통 중단 ▲다른 도시 간 이동제한 ▲2인 이상 모임금지 ▲회사 및 공장, 공공기관 출퇴근 자제 ▲고령자 외출 금지 등이 포함된다.
푹 총리는 이날 “다낭 지역의 병원 3곳과 리엔찌에우, 응우한선, 하이쩌우를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한다”며 “지금까지 노력헛되게 해서는 안된다. 특히 다낭과 다른 지역에 코로나를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경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부는 진료 과정과 대규모 테스트 측면에서 다낭을 지원할 자원을 늘리고 정보통신부는 다낭시가 역학조사와 원인을 추적하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다낭시는 모든 축제와 종교의식, 스포츠 대회 등 대규모 행사와 놀이공원, 유흥가, 미용실, 안마시술, 술집, 댄스홀 등 비필수 영업장은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또 긴급 공문을 통해 다낭 공항 내 모든 국내외 항공기 입국이 2주간 금지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낭시에는 약 8만 명의 국내 관광객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성수기에 더해 ‘베트남인은 베트남을 여행한다’는 정부 주도의 여행캠페인에 평소보다 관광객이 많았던 탓이다.
다낭공항은 발생 소식이 알려지자 돌아가려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낭시 당국은 “다낭 관광객들을 대피시키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매일 100여편의 항공편 증편해 이들을 각 지역에 14일간 분산 격리시키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호찌민 등 각 지방 성·시도 다낭발 코로나 재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호찌민시는 27일 다낭에서 발생한 420번 확진자가 지난달에 호찌민 11군 지역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호찌민시는 이날 확진자 동선으로 알려진 즉각 11군 일부 지역을 폐쇄했다. 또 다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14일 격리 조치에 취하고 그 이전에 다낭에서 돌아온 입국자도 등급별 신고를 통해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 바리아붕따우, 하이퐁 등도 같은 날 다낭 등 중부지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을 제한하고 다낭 입국자에 대한 격리 방침을 밝혔다. 이외에 다른 성·시들도 곧 관련 회의를 열고 대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트남 프로축구 경기도 잠정 중단됐다. 베트남 프로축구협회는 정부의 긴급요청에 따라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협회의 주요 경기일정을 당분간 취소한다고 밝혔다. 하노이시와 베트남관광협회도 오늘 8월 중순으로 예정된 베트남 최대 국제관광박람회(VITM Hanoi 2020)를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확산 사태가 한국과 베트남 하늘길 재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국 모두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국면을 보이면서 무르익었던 인적교류 정상화 방향이 재차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주베트남한국대사관은 베트남 정부와 지난 한 달 동안 대규모 한국기업간담회를 연거푸 3번이나 개최하면서 양국 경제협력 재활성화와 왕복 노선 재개 방안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하노이 코참의 한 관계자는 “이번 중부지역의 코로나 확산세는 한국과 베트남의 왕복 항공노선에 재개에 어떻게든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오는 8월로 예정된 다낭교민 특별입국 건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중부지역의 행정력이 국내 코로나 방역에 집중된다면 다낭에서의 해외발 입국은 사실 무기한 연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중부지역 확산세가 해외유입이 아닌 베트남 국내 발이라는 점에서 베트남 당국이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한국을 포함해 주요 8개국에 대한 항공노선 재개 방침을 총리 언급을 통해 분명히 밝혔고 이번 코로나 재확산의 감염 경로가 어디 지역 또는 어느 국가인지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아시아나 등 일부 항공사는 한국과 베트남의 8~9월 정기운항 재개를 목표로 7월 중순부터 시범 운항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직까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며 우선은 사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그간 코로나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처해온 만큼 오늘부터 중부지역에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우선은 믿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베트남 정부가 하노이나 호찌민 등 주요 대도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간 진행돼왔던 한국 기업인 특별입국 방식은 이미 수천명의 사례를 통해 증명돼왔다. 절차적 문제가 없는 이 부분은 그대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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