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도시 사무실 20% '텅텅'... 코로나에 미중갈등 타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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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7-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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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선전 오피스 공실률 20% 돌파... 베이징은 15.5%

  • "미중 갈등에 다국적 기업 임대 계약 미룬다"

  • 빚 더미 놓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는 '벼랑 끝'

중국 선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대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축세가 심상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에 이어 미·중 갈등 격화로 기업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사무실 공실률이 10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최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상하이·선전 등 주요 도시의 사무용 빌딩 공실률은 평균 20%를 돌파했다. 5곳 중 1곳은 공실'인 셈이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수도 베이징의 사무실 공실률도 15.5%였다. 이 역시 지난 1분기 12.6%를 상회하는 수준이자 201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주요 대도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건 지난해부터 지속된 공급 과잉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 탓이다. FT는 “공급 물량은 넘쳐나는 반면, 새로운 수요는 부족한 데다가 코로나19 타격까지 더해졌다”며 “특히 지난해 신규 임대 물량의 10분의 1 이상을 차지했던 위워크차이나 같은 오피스 공유 업체에서의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휴스턴과 청두의 영사관을 폐쇄하면서 극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양국의 갈등 상황도 공실률을 높이고 있다. 양국간 긴장감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주요 도시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들이 임대 재계약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국 기업에서 재택근무나 원격근무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당분간 대도시 사무실 공실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CRIC의 천펑 상업용 부동산 담당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무실 확장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기업도 많아 당분간 공실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축세는 빚더미에 허덕이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헝다(恒大)그룹. FT는 겉으로 보기에 헝다그룹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가 3월 최저점에 비해 2배 이상 올랐으며, 올해 매출 목표치를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헝다의 부채 감축 계획이다. 최근 헝다는 향후 3년간 보유한 사무실 200여채를 포함한 부동산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지난해 헝다의 자산부채비율은 77.9%에 달하고, 순부채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7.4%포인트 늘어난 159.3%에 달하는데, 이 부채를 부동산 매각으로 탕감하겠단 복안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계획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축세로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됐다. FT는 “시장 위축세로 중국 주요 도시의 오피스 빌딩 매매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역대 30% 떨어져 역대 최저치에 가까웠다”며 “헝다가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을 몽땅 매각하더라도 헝다 부채의 10분의 1밖에 못 갚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FT는 “헝다 외에 몇몇 소규모 업체들은 이 같은 과정 중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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