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보다 적자를 1조3000억원 이상 줄이며 한숨 돌렸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에 따른 손실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공시 및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이 매출 7조1996억원, 영업손실 43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1조7752억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것에 비해 적자 폭을 1조3355억원 이상 줄였으나, 2분기마저 적자를 내면서 상반기 누적 적자 규모는 2조원이 넘는다.
코로나19로 인해 회사가 수입하는 원유 가격이 내렸지만, 유가가 동반 하락하고 판매 물량도 감소하면서 원유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 판매가격도 떨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은 수요 감소를 대비해 5월 중순부터 한 달 반 가량 정기보수를 진행한 영향으로 매출이 8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1년 SK이노베이션 출범이후 가장 적은 매출로, 지난해 2분기 매출(13조226억원)에 비해 44.7% 감소한 것이면서 1분기(11조1630억원)에 비해서도 35.5% 감소한 수치다.
5월 이후 국제 유가 안정과 재고 관련 손실 감소, 중동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Official Selling Price) 하락 등의 효과가 더해져 직전 분기보다 영업손실 규모는 크게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 사업에서는 43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동산 원유 가격(OSP) 하락과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Lagging Effect)로 마진이 일부 개선됐고, 재고 관련 손실이 줄어들며 전 분기보다 적자폭이 1조2031억원 가량 개선됐다. 래깅효과란 원유 구매시점과 시장 투입시점이 한 달 이상 차이나면서 발생하는 가격 차이 효과다.
화학 사업은 재고관련 손실이 줄고 연료 가격 하락에 따른 변동비가 줄어들며 68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윤활유 사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윤활기유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원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 효과로 전 분기보다 85억원 증가한 3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수요 감소와 복합판매단가 하락으로 1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335억원 감소했다.
공장 증설 등 투자에 적극적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도 전 분기보다 89억원 증가한 113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신규 가동한 해외 공장들이 조기에 안정화 하며 판매량이 늘었지만 공장 신설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흑자 전환을 하지 못했다.
반면 소재사업에서는 전기차용 분리막 판매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67억원 늘어난 43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분리막 수요도 증가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며 정제마진과 수익도 회복될 것이란 기대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해외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연말 기준 연간 생산량이 20GWh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계약한 E-GMP 물량은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에 따라 올해 중국 설비를 가동하게 됐고, 유럽 헝가리 제 2공장, 미국 조지아주 등 2곳의 공장 생산에 따라 2023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71GWh로 확대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는 100GWh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터리 사업과 함께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친환경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마진 개선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의 딥체인지 방향에 맞게 치열한 체질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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