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답정너 청문회, 시장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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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IT과학부 부장
입력 2020-07-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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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팀 쿡,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가 나란히 화상 모니터에 떴다. 시총으로 따지면 약 6000조원(5조 달러)의 얼굴들이 모인 셈이다. 역사적인 ‘반독점’ 미국 하원 청문회.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CEO들은 살짝 긴장된 얼굴이었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독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센 경쟁자들이 많다는 걸 호소했다. △하지만 ‘답정너’ 청문회.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의회는 “너무 커져버린 GAFA의 몸집을 분할해야 한다”, “100년 전 만들어진 반독점법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장관은 이들이 ‘19세기 강도귀족(Robber Barons)’과 닮았다고까지 했다. 당시 철강, 철도, 석유, 은행의 독점 신산업을 부른 닉네임이다. ‘반독점’은 경제정의를 건드리는 문제라, 정치인들에게는 호된 질문이 득이 되고 규제적 결론이 표가 되기 쉽다. 11월 미 대선을 앞둔 청문회이니 그런 계산이 깔리지 않았을 리 없다. 정치는 잔머리를 굴려도 시장은 정직하다. 이날 GAFA 주가는 일제히 조금씩 올랐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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