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FTA 체결국 전체 흑자 199억 달러…아세안이 최다

관세청, 상반기 FTA 활용 수출입동향 발표…EU 상대 적자는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가 완충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FTA 발효국 중 아세안에서 최다 흑자를 내며 새로운 수출효자 지역으로 거듭났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는 FTA가 발효된 국가와 교역에서 19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FTA 비(非)발효국에서의 무역 수지는 91억달러 적자를 봤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240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1.3% 급감했다. FTA 발효국과 수출액도 10.2%가 줄어든 1779억달러를 기록했지만 감소폭은 전체 수출보다 작았다.

FTA 비발효국 상대 수출액은 627억달러로 14.3% 감소했다.

수입액에서 FTA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났다.

FTA 발효국으로부터 수입(1580억달러)은 2.7%가 줄었지만 비발효국으로부터 수입(718억달러)은 20.0%나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수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0% 감소한 2298억달러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교역규모면에서도 FTA 비발효국과 교역액은 17.4%나 줄었지만 발효국과는 6.8%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상반기 주요 FTA 발효국에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아세안 153억달러 △베트남 11억달러 △중국 100억달러 △미국 42억달러 등이다.

다만 FTA 상대국 중에서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무역 수지가 크게 악화했다. EU로 수출은 11.8%나 감소했지만 수입은 4%나 늘어나 44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EU 상대 무역수지는 1억달러 적자였다.

관세청 관계자는 "EU로부터 자동차와 농약·의약품 수입이 작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개별소비세 인하로 자동차 수입이 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원료 의약품 수요도 증가했다.

FTA 상대국과 교역량 중 관세 특혜를 활용한 비율은 수출과 수입이 각각 74.0%와 77.6%로 나타났다.

수출에서 FTA 상대국별 활용률은 캐나다(95.0%), EU(86.7%), 유럽자유무역연합(EFTA·85.8%), 미국(84.2%) 순이다. 수입에서 FTA 상대국별 활용률은 칠레(99.5%), 뉴질랜드(94.4%), 베트남(86.7%), 호주(84.4%) 순으로 높았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 활용률은 수입이 84.2%로 수출의 63.6%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한중 FTA의 적용 확대 일정이 20년에 걸쳐 장기간 이행되기 때문이라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수출에서 FTA 활용률은 작년 상반기보다 1.0%포인트(p) 낮아졌지만 수입에서는 4.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자동차를 포함한 수입 기계류의 FTA 활용률이 84.6%로 작년 상반기보다 10.4%포인트나 높아진 효과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입액은 52억달러로 작년보다 9억달러, 20.9% 급증했다.

현재까지 발효된 FTA는 16건이며 대상 국가는 56개국이다.
 

주요 FTA 발효국별 교역 현황(단위 억달러)[사진=관세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