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살려야 하지만 투기는 막아야 한다. 기업투자는 살려야 하지만 경제 불공정은 극복해야 한다. 현 정부가 고민하는 정책과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마리 토끼다. 다 잡을 수 있을까. 지금 정권의 주력들이 민주화투쟁을 벌이던 때, ‘이중과제(double project)론’ 강연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근대자본주의에 적응하면서도 근대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미션이다. 이럴 때 ‘틴베르헌(Tinbergen)의 법칙’이 요긴해 보인다. 196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그는, 정부의 정책수단이 정책목표보다 적으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둘 다 잡아야 한다면, 우선 순위를 두고 한쪽부터 잡는 게 상책이다. 최악의 경제환경에선 급속히 망가진 기존 시장경제에 집중하는 것이 더 급하다. 시장토끼부터 잡아야 원하는 공정토끼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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