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정 회장이 휴가에서 복귀(오는 8일)한 직후 최종 만남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은은 '전면 재실사 거부'가 인수 무산을 위한 책임 전가용 카드로 활용될 수 있어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현산의 제안을 수용하되 실사 기간 등 세부안에 대해선 주도권을 쥐고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현산 측이 12주로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기간을 대폭 단축해 '인수 무산을 위한 시간벌기' 가능성을 전면 차단할 계획이다. 현산이 지적한 항목 가운데 필수적인 항목만 압축적으로 실시하면 실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 회장이 직접 정 회장을 만난다는 점에서 최종 담판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재회동은 지난 6월 이후 2개월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앞서 현산은 금호산업이 인수종결을 요구하자, '동반 부실' 우려가 있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제안했다.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으로 늘고 당기순손실이 급증한 점, 부실 계열사를 대규모 지원한 점 등 인수가치가 떨어진 것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자는 것이다. 현산 측의 제안대로 이달 재실사를 진행하면, 11월께 마무리된다.
현산은 재실사를 요구하며 국유화 등 인수 무산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산은 "동반부실과 과다한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실사가 필요하다"며 "재실사는 현산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재실사 결과를 인수 발빼기용 카드로 보고 있다. 현산이 금호산업의 수차례 대면 협상 요구를 거절하면서 서면자료로만 대응해 온 것도 인수 무산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이에 금호산업 측은 "현산은 7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진행했다"며 "인수의사가 있다면 불필요한 공문 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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