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중국차 매각설 ‘솔솔’... 10년 새 달라진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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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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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자동차 등 완성차업체 3곳 인수 검토

  • 기술유출·먹튀 우려보다 시너지효과 기대 목소리 커

  • 별다른 대안 없어... 달라진 인식 변화 한몫

중국 자동차업체를 보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시선이 달라졌다.

과거 중국 완성차 업체의 쌍용차 인수에 앞서 기술 유출과 ‘먹튀’를 우려하던 것과 달리 오히려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할 정도다. 

◆지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업체 3곳··· 지분 인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업체 3곳이 쌍용차 지분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인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쌍용차는 새 투자자가 필요하다”며 “투자자가 나오면 마힌드라가 대주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게 현실화된 셈이다.

마힌드라는 14개 분기째(지난 2분기 기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쌍용차에 대한 적극적인 정상화 노력을 약속했지만, 코로나19로 본사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신들의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현재 이 회사의 지분 74.65%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마힌드라는 올해 쌍용차에 2300억원을 신규투자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긴급자금으로 400억원만 지급하기로 말을 바꿨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급감 등 대내외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마힌드라는 국내 정부가 나서면 성의를 더 보이겠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반대로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자구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쌍용차는 기안기금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안기금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이 대상인데, 쌍용차는 코로나 이전부터 어려웠던 만큼 지원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사실상 마힌드라가 코로나19로 지원에 나서지 못하는 점과 쌍용차의 올해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점을 들어 업계에서 반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이날 유의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쌍용차가 코로나 이전부터 어려웠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쌍용차가 훌륭한 기업이고 119명을 복직시켜도 문제없다'고 했다”며 “사력을 다해 생존하려고 애쓰는 기업들에 금융위가 만든 기안기금은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했다.

◆“대안 없으면 중국 기업이라도”··· 글로벌 기업 성장 인식 변화 ‘한몫’
이 같은 국내외 상황에 더해 중국 완성차업체들의 위상도 과거와 달리 높아지면서 2000년대 상하이차 인수설이 나올 당시보다 반발 움직임이 적다.

실제 쌍용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거론되는 지리자동차의 경우 지역이 아닌 글로벌 기업에 가깝다. 지리지주그룹은 2010년 스웨덴 볼보를 18억 달러에 인수한 뒤 지리자동차와 볼보를 별도 회사로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볼보를 합병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병이 성사되면 중국 최초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탄생하고 지리자동차의 매출은 3배, 영업이익은 2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께 거론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는 업계 1위인 미국 테슬라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된다. 실제 인사이드 EVs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판매한 승용차는 22만9506대로 1위 테슬라(36만7820대)의 뒤를 이었다. 특히 전기차의 3대 요소로 꼽히는 배터리와 모터, 전자제어장치(ECU)를 모두 자체 조달하는 기업은 세계에서 비야디가 유일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 후보자로 중국 기업들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가장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출선 등 한국은 이를 상쇄해줄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가 자체노력만으로 정상화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 기업 등 외부의 수혈을 받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경기 평택시청에서 열린 노사민정 특별 협의체 간담회에서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왼쪽 첫째), 정일권 노조위원장(왼쪽 둘째)이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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